혼술의 즐거움을 아는 이들에게 야키토리는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적당한 가격대에 부담 없이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편의성 때문인데, 최근 홍대를 중심으로 대중적인 코스 요리가 유행하며 접근성 또한 크게 높아졌습니다. 어렵게 예약하고 들어선 키유는 입구에서부터 하이엔드 업장 특유의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5만 9천 원이었던 기본 코스는 닭꼬치 7종에 계절 야채와 일품요리, 식사와 디저트까지 포함되어 있어 구성 면에서 꽤나 짜임새가 있습니다. 주류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기는 하나, 칵테일 바 못지않게 비율과 밸런스를 세심하게 조율한 하이볼과 사와를 맛본다면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체감하게 됩니다. 이곳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압도적인 원물의 수준입니다. 첫 점으로 나온 안심은 속까지 부드럽게 익혀내어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 가장 만족스러웠으며, 닭 본연의 풍미가 진하게 밴 네기마 역시 일품이었습니다. 특히 강하게 갈아낸 무즙과 단맛·짠맛·불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방울양배추 구이는 코스의 흐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여기에 우엉 특유의 식감과 달큰함을 동시에 잡은 우엉튀김은 의외의 복병처럼 기분 좋은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코스가 절정에 달하면 키유의 상징과도 같은 ‘쵸친’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암탉 뱃속의 미숙란을 활용한 이 꼬치는 입안 가득 터지는 진한 노른자의 풍미가 일품입니다. 이어지는 소리레스는 닭다리살의 응축된 육향과 바삭한 껍질, 그리고 은은한 숯향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이날의 가장 강렬한 한 점으로 기억됩니다.
야키토리 키유
서울 마포구 도화4길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