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피에르 가니에르처럼 다양한 한입거리를 내어주는 첫 플레이트부터 하나하나 놀라운 완성도를 지니고 있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카다멈, 넛맥, 펜넬, 산초 등 향신료를 과감히 사용하며 발효를 접목하여 계속해서 독특한 산미와 풍미가 자극해요. 한 접시에서도 전혀 다른 식감과 온도감을 가지기도 하고, 개별 재료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살아있으면서도 종국에는 조화를 이루는 밸런스가 여느 디저트보다 월등했어요. 코스의 흐름도 온도와 맛이 점점 진해지면서 수플레로 하이라이트를 찍는 구성이 탄탄했습니다. 발효한 리치를 넣은 쌀꽃, 뱅존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애플 타탕은 잊지 못할 플레이트가 될 것 같네요. 곧 휴업에 들어가신다는데, 언젠가 돌아오실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엘라보레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62길 15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