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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하동
추천해요
1년

진짜 제가 좋아하는 곳인데….. 좀 어떻게 안될까요? 사람이 많을수록 증가하는 시간의 인플레이션. 김밥, 연탄불고기, 오징어볶음…. 하나만 먹어도 딱 좋은 그런 음식이다. 그런데 이걸 상추에 얹어서 한 번에 먹을 수 있다. 1976년부터 영업을 시작하였다. 거의 반백년을 바라보고 있는 집이다. 전주 중앙시장의 외곽에서 하천을 따라 걷다보면 가게가 나온다. 가게에 들어서면 후드아래서 쉴 새 없이 무언갈 굽고 있고 그 옆에 쭉 늘어선 테이블에선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면 한두잔을 기울인다. 사람이 많다. 그리고 웨이팅도 많다. 전화번호를 쓰거나 테이블링으로 하는게 아니고 인원수를 말하면 번호를 부여받는다. 이제 가게 앞에서 한없이 기다리면 된다. 상당히 고전적인 방식이다. 가게에 들어가게 되면 앉자마자 주문을 해야한다. 메뉴를 보고 순간 선택장애가 걸려서 우물쭈물거리다간 큰 대가를 치룰 수 있다. 돼지불고기, 오징어볶음, 김밥을 주문했다. 돼지불고기와 오징어볶음은 오래걸릴거라는 말이 있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추가주문도 안된다는 경고 또한 있었다. 하염없이 기다리다보면 밑반찬을 주신다. 무김치, 우동국물, 상추가 전부다. 그리고 하염없이 기다리면 김밥과 돼지불고기가 나오고 오징어볶음이 나온다. 돼지불고기와 오징어볶음에는 연탄향이 짙게 올라와 식욕을 자극한다. 김밥은 쌈으로 먹을 수 있게 작게 말아져있고 당근, 단무지, 계란지단, 시금치가 들어있다. 상추를 꺼내서 불고기에 김밥을 싸서 먹으면, 맛있다. 연탄향도 나고 빨간색이지만 적당한 간을 가진 불고기에 김밥을 같이 먹으니 이건 맛있을 수 밖에 없다. 계속해서 쌈을 먹다가 상추를 추가하고 김밥을 추가하고 돼지불고기를 추가하게 된다. 맛있는 실내포차에서 특이한 쌈을 먹는 느낌이다. 그리고 낮은 천장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테이블, 한곳에서 쉴새 없이 구워서 가게 안에 배어져있는 연탄향, 그러한 구성이 맛을 더 북돋아준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게, 돼지불고기든 족발이든 오징어볶음이든, 개수에 관계없이 무조건 1인분씩 나온다. 이게 무슨 문제냐라고 할 수 있지만, 예를 들어 돼지불고기를 2인분을 주문했는데 불고기가 한접시씩 나온다. ‘시간 차’를 두고!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나오기 때문에 이거 계속 감질난다. 그리고 손님이 많을수록 음식이 나오는 시간은 점점 길어진다. 20개가 넘는 테이블에 비해 연탄 화구가 4개 불과하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이렇게 유명한 곳이 되었다면 화구를 늘리던지 아니면 테이블 수를 줄였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시간의 인플레가 기하학적으로 증가하는 기분이다. 이 아쉬운 느림을 뺀다면, 맛, 구성, 분위기 전부 만족스러운 곳이다. 다음에도 변한게 없다면…. 글쎄, 다시 방문할지는 모르겠다. 돼지불고기 - 12,000 오징어볶음 - 15,000 김밥 - 2,000

진미집

전북 전주시 완산구 노송여울2길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