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었는데, 왜?? 원래는 작은 곳이었다. 4인 테이블 8개 뿐인 자그마한 곳이었다. 그러다 맞은편으로 자리를 옮겨서 더 커지고 확장을 했다. 가게를 옮기고 나서 찾아간 적이 없기 때문에, 한 번 찾아가봤다. 가게 이름과 달리 여기서는 항상 닭도리탕만 먹어왔다. 관성의 법칙이 이끄는대로 닭도리탕을 주문했다. 깍두기와 배추김치, 물김치가 깔리고 닭도리탕이 나왔다. 역시나 새빨간 비주얼이다. 빨갛다. 강력한 맛이 휘몰아 칠거만 같은 느낌이 강렬하게 든다. 하지만, 이 가게의 맛은 비주얼과 다르게 밸런스가 상당히 잘 잡혀있는 곳이다. 비록 처음에는 닭고기에 양념이 베어들진 않지만, 끓이면 끓일수록 맵고 달달하고 감칠맛도는 국물이 닭고기에 스며들어 점점 맛있어지는 그런 잊을만하면 생각이 나는 그런 닭도리탕이다. 그리고 닭고기를 다 건져먹고 라면사리를 주문하면 반쯤 삶은 사리를 주시는데, 이걸 국물이 살짝 졸아든다는 느낌으로 자박자박하게 끓여서 후루룩후룩거리면 딱 기분이 좋아진다. 라면에 스며든 국물이 라면전분과 섞여 매력적인 맛을 자아낸다. 마무리로 볶음밥을 주문한다. 버터아닌 마가린의 고소하고 달달한 향이 감싸고 있는 볶음밥은 그동안 강렬한 국물을 먹은 속을 코팅해주는 느낌을 만들어주고 더불어 탄수화물의 폭탄이 안겨주는 죄책감과 함께 닭도리탕이 선보이는 가장 완벽한 코스를 즐겼다는 만족감을 안겨주는 그런 집이다. 그렇다….. 그런 집이었다. 가게가 넓어짐으로써 대기시간이 줄어들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동안 없던 셀프바가 생겨 밑반찬을 더 쉽게 리필할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었는데, 그런데 맛이 과하다…. 매우며 적당히 달달한 국물은 어느새 맵달맵달!!!!이 되었고, 마가린 향 가득한 볶음밥은 이제 마가린 향이 스쳐간 볶음밥이 되었다. 물론 충분히 맛있지만, 과거의 기억을 가진 나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가게가 자리를 옮겨 확장을 하게 되면 단골들은 순간 발길을 끊는다. 그래도 다시금 그 맛이 생각나 찾아가게 되면, 그래 이 맛이지!!라는 감정을 되새기면서, 이 집이 변하긴 했지만 맛은 그대로야!!라는 생각으로 다시 단골이 된다. 그런데 나는 이제 이 집을 가지 못할 거 같다. 먹으면 먹을수록…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질거 같다. 물론, 지금도 맛있다. 단지 내가 그 때의 그 맛을 그리워 할 뿐이다. 닭도리탕(소) - 29,000 라면사리 - 3,000 볶음밥 - 4,000
닭한마리 감자탕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2길 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