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다. 여기가 일본이다. 그리고 그렇게 동네 아지트가 사라져버렸다… 이촌동의 작은 이자카야다. 테이블 3개와 다찌석이 전부인 작은 곳이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극한의 웨이팅을 해야한다는 두려움때문에 예약을 하고 찾아갔다. 사시미5종, 금태소금구이를 주문했다. 기본 오토시로 닭껍질/양배추무침을 줬는데, 오…. 닭껍질 특유의 비린 맛이 있지만, 미소와 양배추로 잘 잡아냈다. 뭔가 요리에 대한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먼저 사시미가 나왔다. 광어, 도미, 방어, 아카미, 삼치, 고등어가 나왔다. 잘 숙성한 사시미였다. 개인적으로는 삼치회에 놀랐다. 삼치회는 부드럽지만 그 부드러움에 버금가는 퍼석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적당한 기름짐과 담백한 맛이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지만 땡기지 않으면 먹지 않는 그런 회인데…. 잘 만들었다. 타다끼보다는 살짝 모자란 그을린(?) 느낌의 삼치회가 그 약점인 퍼석한 식감을 잘 잡았다. 그리고 도미회도 좋았다. 사실 회보다 더 놀라운 건 금태소금구이였다. 일단 가격에 놀란다. 그리고 비주얼에 놀란다. 황금빛이다. 금태가 전체적으로 황금빛을 선보인다. 반짝반짝거린다. 그리고 구이는 금태 특유의 담백함을 짱짱하게 담아냈다. 소금간이 약하게 되어있어서 금태의 먹먹한 담백함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선구이라고 하면 당연히 밥이 생각나는데, 밥이 생각나지 않는 그런 구이였다. 마지막으로 고기두부(니쿠도후)를 주문했다. 마무리하기 딱이었다. 부드러운 두부위에 올려진 고기 그리고 감칠맛 돋는 양념이 조화가 좋았다. 모든 메뉴에서 불만을 느낄 수 없는 그런 좋은 이자카야였다. 그리고 가게 안 분위기는 이촌이 아니라 어디 일본에 있는 작은 이자카야같은 느낌을 주었다. 음식, 분위기가 모두 만족스런 훌륭한 곳이었다. 다만, 가게에서 잠깐 있다보면 이 가게는 여러 명이 우르르 가는 곳이 아니라,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동네 친구랑 쫄래쫄래 가서 요리 하나 주문하고 한두잔 기울이는 그런 느낌의 가게인거 같다. 모든게 마음에 들었지만 어찌… 동네주민들의 아지트를 뺏어버린거 같은 미안한 느낌이다.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또 방문하기에는 미안한 그런 양가적인 감정이 드는 곳이다. 사시미 - 40,000 금태소금구이 - 45,000 니쿠도후 - 15,000
미타스
서울 용산구 이촌로75길 16-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