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가게가 이름값하네… 어느 동네를 가든 그 동네의 최고의 술집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집들은 대게 투박한 인테리어와 정돈되지 않은 메뉴판, 그리고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핵심이다. 덤으로 맛과 양을 둘 다 사로잡는 소주안주까지. 어찌보면 당산역에서는 최고의 술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다. 요즘 sns의 영향력으로 다른 동네에서 까지 찾아가는 그런 곳이지만, 아마도 그 전 부터 당산역에서는 정말 막강한 강자였을 거 같다. 아, 그러고보니 나도 다른 동네 사람이구나. 메뉴는 정말 많지만, 세트메뉴가 있다. 꼬막 + 돼지두부탕 사람에 맞게 주문을 하면 자리에 앉자마자 돼지두부탕을 가져다 준다. 비주얼이 압도적이다. 흔히 음식 이름에 젤 앞에 붙는 재료가 메인이라고 하는데, 와…. 이 고기를 다 준다고? 실화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김치찌개인데, 김치가 안보인다. 그저 돼지고기뿐이다. 돼지고기를 좀 집어먹어야 김치가 살짝 고개를 내민다. 국물은 김치찌개다. 그런데 먹다보면 밥이랑 술을 무조건 찾을 수 밖에 없는 그런 맛이다. 현지인인 그 분의 레시피로는 이미 끓여서 나오지만, 건더기를 조금 덜어내고 국물을 졸이듯이 자박자박하게 만들듯이 계속 해서 끓인 다음에 먹어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한두입 먹고 끓이기로 놔두었다. 끓이는 동안 꼬막이 나왔다. 에? 이게 얼마라구요? 놀랍다. 산더미처럼 쌓아주는데, 가격이 고작 이거라니 허허….. 왜 사람들이 찾아가는지 알것만 같다. 꼬막이야 뭐 잘 삶으면 그냥 먹어도 맛있고 간장에 찍어먹어도 맛있는 거다. 그리고 껍질을 빈그릇에 쌓아두는 그런 재미가 있다. 꼬막은 싱싱했다. 꼬막이나 조개가 은근히 해감을 잘못해 모래를 씹는 경우가 더러 있었는데, 해감도 꽤나 잘해서 나온 양에 비해 모래가 씹히는 꼬막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찌개의 국물이 졸았다. 아… 세다… 잔을 치켜들 수 밖에 없게 하는 그런 맛. 간이 센게 밥이든 술이든 뭐든 털어야하는 그런 맛이다. 왜 이 두 메뉴가 잘 나가는 지 알겠다. 서로 보완을 잘해준다. 심심하게 먹는 꼬막이든 세게 먹는 돼지두부탕이든 마치 단짠단짠의 조합이다. 여긴 주당들의 가게가 틀림없다. 동네에 한 두군데 씩 있을법한 그런 술집이다. 모든 메뉴가 술을 부를 수 밖에 없는 메뉴다. 특히 시그니쳐처럼 밀고 있는 메뉴는 술을 더 찾게 한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여기도 주당들이 지나칠 수 없게 하는 그런 가게다. 세트 4(돼지두부탕+꼬막 / 2인) - 42,000 돼지두부탕 - 24,000 꼬막 - 24,000
참새 방앗간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48길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