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와 어울리는 커리 전통주와 그때 그때 바뀌는 안주를 내놓는 집이다. 어떤 술을 주문할지 모를 때, 안주와 어울리는 술을 추천하거나, 반대로 술과 어울리는 안주를 추천해주는 가게다. 오랜만에 이강주를 마시고 싶었다. 배, 생강, 울금과 아카시아꿀이 들어간 이강주는 스파이시함과 달달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녀석이다. 즉, 강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친구다. 술은 골랐으나, 어떤 안주를 주문해야 할 지 모르는 우리에게 사장님이 안주를 추천해주셨다. 다진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말아서 튀긴 소굴 시가롤과 알감자와 샬럿을 토핑으로 올린 커리를 추천해줬다. 이미 저녁을 헤비하게 먹고 왔기 때문에 그나마 가벼운 커리를 추천했다. 주문하고 나니 가게가 보였다. 작은 가게에는 바자리 8개, 2인 테이블 1개, 6인 테이블 1개가 전부였다. 자리보다는 오픈키친이 더 넓은 그런 곳이었다. 조명은 주방을 빼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편이라 일행과의 대화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이강주가 나왔다. 생강과 배향이 가득한 이강주를 목으로 넘기면 스파이시한 향이 목을 감싼다. 그리고 쨍한 느낌도 같이 몰려온다. 커리가 나왔다. 주황빛커리에는 튀긴 알감자와 튀긴 샬럿이 위에 올라와있었고 옆에는 난 몇조각이 있었다. 커리는 맛있었다. 이강주와의 조합도 좋았다. 마치 강대강의 조합이라 위험하지 않을까 했지만, 이강주의 스파이시함과 커리의 스파이시함은 달랐기 때문에 서로를 깎아내리는 느낌은 없었다. 마음에 든건 알감자다. 살짝 으깬 알감자를 튀겨냈는데, 겉도 바삭하고 안은 바삭하면서 살짝 아삭한 식감을 자랑했다. 그리고 감자의 담백함이 커리와 이강주의 강한 맛을 살짝 누그러뜨렸다. 맛있었다. 전통주와 그에 어울리는 안주를 내놓는 곳이다. 가벼운 식사 후, 이야기를 하기 위해 찾아갈만한 그런 곳이다. 색다른 전통주도 느끼고 맛있는 음식도 즐길 수 있다. 다음에 찾아가면 뭘 먹어볼까나…????
상수 소굴
서울 마포구 독막로14길 2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