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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하동
추천해요
1년

사실 김치먹으러 가는 곳임 남도 음식이 주는 찐한 느낌이 있다. 마치 레몬을 생각하면 입에 고이는 침처럼 파블로프의 개실험 같은, 남도 음식이라는 건 그런 느낌을 준다. 가게는 넓었다. 그리고 손님들의 구성원에서 진짜 맛집이라는 느낌을 줬다. 밑반찬은 묵은지, 씻은 묵은지, 미역줄기무침, 부추무침, 새끼갈치조림이 나왔다. 메뉴는 상당히 많은데, 오늘은 갑오징어와 육전이 괜찮다고 하셔서 갑오징어초무침이랑 육전을 시켰다. 갑오징어초무침은 맛있었다. 갑오징어, 미나리 두 개만 올라가 있는데, 이게 뭔지… 참… 심플한데 맛있었다. 가끔 남도음식 중 간이 강한 음식을 만나게 되면 중간에 포기를 하게 되는데, 적당히 새콤한 초장과 미나리가 잘어울렸다. 그리고 갑오징어야 뭐, 살이 쫄깃쫄깃한게 아삭아삭한 미나리와 정말 잘 어울렸다. 육전은 우리가 기대한 육전이다. 육전은 바삭함보다는 폭신함이 더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폭신함을 정확하게 맞췄다. 그리고 그 폭신함은 밀가루에서 온 폭신함이 아닌, 계란에서 온 폭신함이었다. 적당한 간을 가진 파절이랑 먹으면 그야말로 고개를 끄덕거리게 할 맛이었다. 추가로 낙지탕탕이와 해물김치전을 주문했는데, 역시나 낙지탕탕이는 신선했다. 낙지가 살아있는게 딱 느껴지는데, 무섭지만 외면할 수 없는 맛이다. 해물김치전은 갑오징어와 조개가 들어가 맛있었다. 무엇보다 해창막걸리와 잘 어울렸다. 모든 메뉴가 빠지는거 없이 좋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거는 김치다. 묵은지가 어우… 엄청 신맛도 아니고 모든 맛이 밸런스가 좋았다. 그리고 딸려오는 적당한 콤콤한 냄새까지, 이건 밥이다. 무조건 밥에 올려먹지 않으면 안 될 맛이었다. 공기밥을 주문해서 올려먹는데, 이거지. 절로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그런 맛있는 김치였다. 사실 음식은 그냥 맛보려고 하는 거 같았고 핵심이자 메인은 김치였던거 같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진짜 맛있는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밑반찬에 딸려 나오는거 같았다. 남도음식을 내세우는 가게답게 반찬 하나하나가 맛있고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맛의 치우침없이 밸런스가 잘 잡혀있었다. 다음 계절에는 그 계절에 어울리는 음식을 먹으러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아 김치는 디폴트값이다.

해남집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60길 1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