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넘어가는 중국요리 중국요리의 가장 큰 단점은 물린다는 거다. 많은 기름과 조미료는 먹다보면 입과 위를 지치게 한다는 건데… 여긴 신기하게 그런 걸 크게 느끼지 못했다. 이런 데 가게가 있어?라고 의문이 들만한 곳에 가게가 있다. 반지하이고 좌식테이블 몇개와 입식테이블 4개가 전부인 곳이다. 간짜장, 탕수육, 김치볶음밥을 주문했다. 여자 사장님께서 웍질을 하신다. 탕수육이 나왔다. 옛날 탕수육이다. 그것도 케첩이 듬뿍 들어간 옛날식 탕수육, 부먹으로 나오는데, 찍먹부먹에는 관심없고 주는대로 먹는 처먹파여서 상관없었다. 비주얼적으로는 이게 더 맛있어보였다. 덴뿌라도 파는데, 안주로 먹으면 좋을 듯하다. 고기는 소금과 후추로 밑간이 되어있었고, 바삭함 보다는 부드럽고 살짝 폭신한 느낌의 튀김이다. 찍먹보다는 부먹이 더 잘어울릴 튀김이었다. 중간중간 배추가 있는게 재밌었다. 대부분 양파랑, 사과, 목이버섯인데 배추가 있는게 재밌었다. 그리고 탕수육 소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소스다. 그러나 과하게 달지도, 시지도 않은 적당한 맛이어서 젓가락이 쉽게 가는 그런 탕수육이다. 간짜장은… 오 삶은 계란을 얹어주신다. 면도 하얀색이고 짜장도 적당히 된 느낌이다. 불맛은 그렇게 강하지 않으나, 대신 기름을 많이 쓰지 않아, 느끼함이 덜했고 면을 비빌때 기름이 뜨는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짜장에서 적당히 단맛이었고 속의 양배추와 양파의 아삭한 맛이 좋았다. 김치볶음밥이 재밌는데, 이건 김치볶음+볶음밥이다. 엄밀히 말하면 볶음밥이라기 보다는 살짝 간을 하여 아주 살짝 볶은 밥에 김치볶음을 올려주는데, 기존의 우리가 알던 김치볶음밥을 위트있게 틀은 그런 느낌이었다. 색달랐다. 김치볶음밥도 맛있었다. 따로 밥만 먹어도 괜찮은 맛이었는데, 거기에 새콤한 김치볶음이 위로 올라가니, 볶은밥의 느끼함을 김치의 새콤함으로 누르고 감칠맛과 적당한 새콤아삭으로 만들어냈다. 중간에 짬뽕 국물도 주시는데, 짬뽕 국물은 그동안 먹었던, 탕수육, 간짜장, 김치볶음밥과 다르게 상당히 강렬한 그런 맛이었다. 무엇보다 느끼함이 과하지 않고 적당하여 물리지 않고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다. 재밌는 곳이다. 노포의 포스가 잔뜩 느껴지고, 위치도 의외인데, 요리는 중국요리치고 순한 맛이다. 그리고 김치볶음밥이 재밌다. 덴뿌라를 시켜서 먹어봐야겠다. 탕수육 - 21,000 간짜장 - 7,000 김치볶음밥 - 8,000
홍콩 중화요리
서울 동대문구 정릉천동로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