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 탑골공원, 익선동, 종로3가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 남녀노소. 모든 세대를 따지지 않고 모든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이는 곳이다. 날이 선선해지기 시작하면서 야장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탑골공원 근처에서도 가게 안보다는 가게 밖 야장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가로등 아래 테이블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사람들의 얼굴은 가로등 불빛만큼 붉어지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진다. 많은 가게 중에 동대문 허파집을 찾아갔다. 허파볶음? 허파 짜글이가 메인이고 곱창, 대창, 육회, 사시미 등 소고기를 주로 파는 곳이다. 앉자마자 육사시미를 주문했다. 부추, 깍두기를 깔아주고 잠깐 한잔하고 있는데, 육사시미가 나온다. 육사시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넓고 얇게 썰어서 접시에 펼쳐낸 그런 육사사미가 아니다. 마치 양념을 하지 않은 육회처럼 나왔다. 조금 두껍고 뭉툭한 느낌이다. 겉모습만 봐서는 으잉?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조각 들어 기름장에 찍어먹으면… 신선함을 바로 느낄 수 있다. 고기의 묵직함, 살코기의 고소함, 그리고 피맛은 느껴지지 않는 신선함도 같이 느껴진다. 고기결의 수직으로 썰어내서 질기거나 씹기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다. 신선한 고기를 먹기 좋게 알맞게 썰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이 나온 부추무침이 꽤나 매력적이었는데, 시중의 참소스 같으면서도 강한 느낌을 받는 그런 부추무침이었다. 육사시미와 같이 먹으면 딱이었다. 허파도 먹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2차를 가야해서 참았다. 가게 모습도 그렇고 주문하면 나오는 육사시미를 보면 으잉?이라고 느끼겠지만, 생각보다 겉모습보다 신선하고 맛있는 육사시미다. 한 잔 기울이면서 먹기엔 정말 좋다. 육사시미 - 25,000
동대문 허파집
서울 종로구 종로17길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