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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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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부담없는 평냉, 부담없는 홍어, 희미한 녹두전 탑골공원 근처에 있는 식당 중 아마 가장 유명한 곳일거다. 야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그런 메뉴를 야장으로 즐길 수 있다. 살짝 기울어진 테이블에 앉았다. 메뉴를 보면 가격이 무척이나 저렴하다. 홍어무침과 녹두지짐을 먼저 주문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홍어무침이 나왔다. 보자마자 홍어라는 이름이 주는 두려움이 피어났지만, 이 때 아니면 언제 먹겠냐라는 생각에 먹어봤다. 음? 부담없다. 홍어 특유의 삭힌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아주 살짝, 옅게 느껴졌다. 대신 홍어의 그 식감, 꼬들꼬들하고 꼬독꼬독한 그 단단한 식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색을 보면 빨간 색이 강한 간을 선보일거 같지만, 생각보다 간은 강하지 않다. 대신 고춧가루의 거친 질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홍어의 삭힌 맛이 없어 아쉬운 사람이 분명 있겠지만, 홍어가 어려운, 초보인 사람들에게는 홍어가 맛있는 생선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해줬다. 녹두지짐은… 조금 아쉬웠다. 녹두전이라고 하면 튀겨내서 바삭해진 겉부분과 녹두의 알갱이가 느껴지는 듯한 속모습, 그리고 그 사이 중간중간 있는 고기. 세 가지가 딱 어울려야 맛있는 녹두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는 녹두알갱이도 고기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겉은 바삭했으나, 속은 너무 물렀다. 그래도 가격을 보면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로 주문한 물냉은 좋았다. 담음새도 이뻤고 위에 올라간 오이, 무, 소고기, 계란까지 어느하나 부족해 보이지 않았다. 육수를 먼저 맛보았는데, 처음에는 간장의 쨍한 맛이 들어왔고 그 다음에는 육향과 더불어 고기 육수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면 또한 메밀의 식감과 향이 오롯이 느껴졌다. 정말 맛있는 물냉이었다. 평냉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나 우래옥은 이제 너무 세다라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다음 스텝으로 먹을 만한 그런 냉면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이 상당히 매우 저렴하다.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는 냉면이었다. 야장에서 냉면, 홍어, 녹두전을 즐기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그리고 이 가격으로 즐길 일은 더 흔하지 않다. 이 날씨에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물냉면 - 11,000 녹두지짐 - 10,000 홍어무침 - 15,000

유진식당

서울 종로구 종로17길 4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