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줄근한 횟집이 맛을 숨김!! 반전만이 가득한 횟집 오랜만에 모임이 있어 예약을 했다. 숙성회로 유명세를 스멀스멀 퍼뜨리고 있는 곳이라, 대체 어떤 곳인지 너무 궁금해 가보았다. 예약시간이 되어서 가게 앞을 갔는데... 음... 뭔가 이상하다. 가게 앞 모습을 보면 동네에서 장사를 30년 넘게하여 여는 시간과 마감 시간을 마음대로 하는 그런 횟집같다. 그런데 때마침 내가 갈때는 마감을 한. 그런 횟집 같다. 도저히 장사를 할 거 같지 않은 곳 같았는데, 용기를 내 들어갔다. 반전이다. 가게는 상당히 깔끔했다. 4인 테이블 5개의 아담한 가게는 허름한 외관과는 다르게 상당히 깔끔했다. 예약석에 사전 세팅도 정갈했고 오픈된 주방에서 나오는 깨끗함도 충분히 볼 수 있었다. 자리에 앉으면 기본안주를 주고 버섯과 은행 구이를 내어준다. 메뉴는 사전에 주문을 해야 하는데, 행복회유(4인)과 순두부알곤이탕을 미리 주문했다. 회가 나오는데, 10분정도 걸릴거라고 미리 말씀해주셨고 미리 나온 은행&버섯구이와 미역국을 먹으면서 시간을 떼우다보면 회가 나온다. 회는 상당히 이쁘다. 방어가 겉을 빙둘렀고 그 안에는 도미와 광어 그 위에는 오도로와 우니가 있었다. 그 가끔 과일을 이쁘게 깎아서 접시에 예쁘게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먹기 전에 우와라는 감탄이 나오기마련이다. 그날 회를 본 내 감탄이 이거와 비슷했다. 회를 먹기전에 사장님이 먼저 엔가와를 주신다. 엔가와에 소금을 살짝 찍어서 먹었는데, 달달하다. 간혹 수박에 소금을 뿌려 먹는다는데, 그런 느낌과 비슷한거 같다. 숙성된 광어의 녹진한 맛이 소금을 만나 달달함을 더 내뿜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 후에 사장님이 김에 오도로, 우니, 무순과 단무지를 올려 먹으라고 했고, 특히 김이 눅눅해지기 전에 무조건 먹으라고 해서 급하게 먹었다. 아... 이건 천국이다. 우니의 고소함과 오도로의 기름이 만나서 혀 속에서 흩어지면서 녹기 시작하는데, 이 행복한 기름짐과 고소함이 느끼함으로 다가올 때, 무순과 와사비가 싹 씻어내려준다. 오도로, 우니, 무순, 단무지로 한 편의 기승전결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순간 드는 생각은 이 조합을 마지막에 알려줘야지 지금 알려주면 남은 회는 어떻게 먹으라는거냐!라는 의문이었지만, 술 취하면 맛을 못 느끼니 사장님께서 특별히 배려해주신거 아니냐라는 친구의 말에 바로 납득을 했다. 그리고 접시 위에 올라와 있는 광어와 방어, 도미의 설명을 듣고 회를 찬찬히 즐겼다. 방어는 이제 끝물을 향해 가지만 고소함만은 충분했다. 오도로 김말이에서 이미 절정을 찍어 남은 회에는 감동을 못 받을줄 알았지만, 방어, 광어, 도미의 특징을 아주 잘 살렸다. 방어의 고소함, 광어의 감칠맛, 도미의 담백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회가 마무리 될때쯤 순두부알곤이탕이 나오는데, 뭔 탕이 멀겋게 보이고 건더기가 없어 이게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한 국자 떠보니 순두부는 어디가고 알과 곤이밖에 안 보인다. 매운탕처럼 얼큰함보다는 순한 칼칼함을 내놓아서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맛이었다. 반전이 가득한 곳이다. 허름한 내부에 비해 깔끔한 실내, 평범해 보였던 숙성회였지만 맛은 평범하지 않았고, 멀겋게 보이던 탕은 속에 알과 곤이를 꽉꽉 채웠다. 정말 ’후줄근한 횟집이 맛을 숨김!!‘같은 웹소설 제목이 생각나는 가게였다. 행복회유(4인) - 150,000 순두부알곤이탕 - 35,000 캐치테이블로 예약필수
회떠유
서울 서초구 주흥1길 2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