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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의 껍데기가 양지로! 그런데... 벌집껍데기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껍데기의 고소한 맛과 지방의 고소한 맛이 만나 빵빵 터지는데, 그게 정말 매력적이었다. 물론 몇 점 먹고 나면 느끼하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여기는 그 껍데기의 원조집이다. 적당한 가격에 맛있는 고기를 파는 곳이라 소문도 많이 나고 줄도 많이 섰다. 그래서 나도 줄을 섰는데... 오 마이... 평일 저녁에 6시에 웨이팅을 걸었다. 분명히 그렇게 걸었는데, 입장까지 4시간 가까이 걸린다. 1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대체 어떤 집이길래 이런지 궁금해서 끝까지 기다렸다 들어갔다. 반찬은 단촐한데 신기하게 나물이 있었다. 무생채, 애호박, 고사리 나물은 적당한 간으로 다른 강한 반찬들의 맛을 누그러뜨렸다. 가장 먼저 주문한 껍데기, 한때 유행한 벌집 껍데기가 맞는데, 지방의 두께가 엄청 얇다. 그리고 칼집을 엄청나게 냈다. 그걸 석쇠에 눌러가며 구워주시는데, 중간중간 펑펑 터지는 기름에 놀라긴 하지만, 예전 먹던 그 벌집보다는 더 나은 맛일거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껍데기 부분은 완전이 익어 갈색빛이 돌고 구워진 비계에서는 진한 향이 느껴진다.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잘라주신다. 기본인 콩가루와 양념에 찍어 먹는데, 맛있다. 쫀득 바삭한 껍데기와 바싹 익어 빠삭한 식감을 내는 지방이 만나 식감이 빵빵 터진다. 고소한 맛은 더 좋다. 지방을 많이 덜어내서 그런지 유행하던 벌집껍데기를 먹을 때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껍데기가 메뉴판 윗부분을 차지했는지 이해가 갔다. 다른 것도 궁금해서 뒷고기와 애호박찌개를 주문했다. 애호박찌개는 된장찌개에 애호박을 가득넣었는데, 얇게 채 썬 애호박을 뚝배기의 잔열로 익혀먹는 맛이 있었다. 시시각각 익어가는 애호박의 단맛과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찌개에 고기도 많다. 뒷고기는 진짜 뒷고기인데 여러 부위들을 후추양념에 버무려 내놓았다. 직접 구워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뒷고기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음지에서 사이드메뉴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껍데기를 메인으로 끌어 올렸다. 이 집을 간 사람들은 아마 껍데기에 대한 인식이 바뀐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적당한 가격과 친절한 접객이 매력적이지만, 웨이팅이 극악이라... 살짝 고민되는 곳이다. 돼지껍데기 - 9,500 뒷고기 - 9,500 애호박찌개 - 7,500

초필살 돼지구이

부산 수영구 광남로108번길 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