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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불에 은은히 익어가는 그 돼지고기 제주도 근고기가 들어오면서 고기를 먹는 방식은 다양해졌다. 1인분이라는 단위에서 1근이라는 단위가, 그리고 쌈장이 아닌 멜젓이라는 양념도 익숙해졌다. 또, 목살이나 삼겹살이라는 부위를 지정하는게 아닌, 가게에서 알아서 내주는 방식 또한 익숙해졌다. 여긴 제주도 근고기의 정석 같은 곳이다. 얼마나 정석이냐면 연탄을 쓰고 흑돼지, 백돼지를 나눠서 내준다. 나는 그 맛을 잘 구분못하기 때문에, 백돼지, 백도새기를 주문했다. 두꺼운 목살과 삼겹살이 나왔는데, 선명한 선홍빛의 고기에서 이건 무조건 맛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탄불 위에서 직원분들이 하나하나 구워주신다. 조금 탄게 있으면 잘라서 주시고 다 익었다 싶으면 불판의 가장자리에 올려주신다. 고기 맛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근고기의 맛이다. 육즙이 풍부하진 않지만 담백한 목살, 기름이 뿜어져 나오는 삼겹살. 각자의 주장이 강한 친구라 더 강한 멜젓으로 덮어주면 고기는 완성이 된다. 그리고 고기를 들면 연탄향이 뿜어져 나오는 것도 매력적이다. 그래도 조금 아쉬운건 목살의 굽기 정도, 예전처럼 목살을 바짝 익혀내주시기 떄문에, 조금만 늦게 먹으면 담백을 넘어 퍽퍽한 목살을 먹게 된다. 만약 그게 싫으면 익기 전에 내가 원하는 굽기로 미리 골라 먹으면 된다. 별미로 김치찌개국밥을 주문했는데, 이거는 의도가 뻔하다. 된장술밥을 김치찌개로 바꿨다. 이거이거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냥 바로 먹어도 되지만, 불판위로 살짝 옮겨서 더 짜글짜글하게 먹었다면, 오늘은 여기서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탄불에서 은은하게 익은 목살을 멜젓에 푹찍어 먹고, 그리고 김치찌개술밥을 먹는 순간은 하루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다. 백도새기(600g) - 57,000 김치찌개국밥 - 13,000

김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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