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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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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순수함을 찾아 떠난 곰탕이 도착한 곳 옥동식으로 부터 시작된 돼지곰탕은 강렬한 맛과 뽀얀 국물 색으로 대표되는 돼지국밥, 순대국밥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음식이다. 투명한 국물, 얇게 썰어놓은 돼지고기가 전부인 단순함, 순수함이 돼지곰탕을 대표하는 이미지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돼지곰탕은 맛에 있어 정갈함과 순수함을 추구한다. 순수함과 정갈함을 쫓아가다 보니, 대부분 맛이 심심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고기를 찍어먹을 수 있는 장이 중요해진다. 음식은 순수하게, 고기장 또는 반찬을 통해 방점을 찍는 그런 음식이다. 여기는 솔직히 찾아가는 힘든 곳이다. 수원 영통쪽에 원룸촌의 한 가운데 있는 곳이다. 메뉴는 단 하나다. 돼지곰탕.(8,000) 특도 있다.(10,000) 다른 돼지곰탕집에서 내어놓는 잔술조차 없다. 가게는 ‘ㄷ’자 형식이다. 위에는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담겨있는 통이 있고 내 앞접시에 덜어내서 먹으면 된다. 배추김치는 완전히 푹익은 신김치이여, 깍두기는 적당하게 익었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면, 고기를 육수에 토렴하고 놋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토렴한 돼지고기를 올린 후, 육수를 붓고 내어놓는다. 돼지곰탕답게 심플한 구성과 담음새이다. 버크셔K라는 돼지품종을 재료로 썼다고 하는데, 아직 그 돼지의 맛을 구분할 혀가 아니라 넘어가고, 먼저 밥을 풀지않고 육수부터 먹어보면, 진짜…… 슴슴하다. 아니 순수하다. 오로지 돼지고기로만 만들어낸 기름맛과 감칠맛만 입안에 옅게 차오른다. 국물에 아무런 간을 하지 않고 내놓아서 그런지, 슴슴함? 심심함?의 느낌이 강하다. 마치 처음으로 평냉을 먹은 느낌이 들정도이다. 곰탕이 맑고 투명한 비주얼에 고기의 맛이 좀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간이 잡혀있고, 약간의 강한 느낌이 있는데, 이 집은 진짜 옅다. 그 어떤 타협없이 순수함을 쫓아간 느낌이었다. 옥동식에서는 고추지를 주는데 이 집은 겨자에 간장을 준다. 고기에 찍어먹는 장으로는 정석이다. 색다름이 없어서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돼지곰탕의 순수함을 죽이지 않는 범위내에서는 만족할 만한 장이다. 밥을 풀게되면 투명한 국물이 점점 뿌옇게 된다. 밥 한숟갈에 신김치를 먹고, 한 숟갈에 오징어젓갈을 먹고, 고기 한점을 꺼내서 장에 찍어먹게 되면, 어느새 내 앞에 곰탕을 모습을 감추고 만다. 이 집의 돼지곰탕은 확실히 순수하다. 옥동식보다 다른 어디 돼지곰탕보다 순수하다. 곰탕계의 평양냉면의 느낌이 확실히 든다. 돼지고기가 만들어낸 감칠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수원에 있어 찾아가기 어려운 점, 하루 60그릇 한정이라는 점, 김치, 겨자+간장, 오징어젓갈만 있어 뭔가 상투적인 느낌이 든다는 것. 이 세가지 점은 감안을 해야할 것 같다. 하지만 돼지고기의 순수한 맛, 진짜 돼지로만 우려냈다고 느껴지는 육수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찾아가길 추천한다.

명백집

경기 수원시 영통구 신원로 124-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