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보다는 ‘적당한’ 돈까스 근방에서 정말 유명한 돈까스집이라 기회가 되어서 가봤다. 늦은 점심 쯤에 찾아갔지만, 사람이 많았고 조금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로스, 히레, 치즈가 나오는 모둠카츠로 주문했다. 가게는 다찌석과 테이블이 있는데, 다찌석에서는 돈까스를 튀기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모둠까스는 양이 많았다. 히레, 로스, 치즈가 있고 샐러드에 돈지루에 밥까지 보기만해도 든든하다. 따뜻할 때 먹어야 하는 히레를 먼저 먹어봤다. 히레 위에 소금을 뿌리고 와사비를 살짝 올려서 먹었다. 히레는... 뭔가 아쉬웠다. 육즙은 가득했다. 한입 베어물자마자 육즙이 쭉하고 나왔다. 그런데... 부드러움은 크게 느껴지지 못했다. 안심의 살결을 부드럽게 끊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살짝 질긴 느낌이었다. 치즈는 넘쳐났다. 치즈카츠는 정말 맛있었다. 치즈는 아주 쭉쭉 늘어나서 치즈카츠를 먹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줬다. 그리고 치즈의 고소함이 몰아치는게 정말 만족스러웠다. 로스카츠는 적당했다. 요즘 프리미엄급(?) 돈카츠의 특징은 등심에 비계를 붙여서 정육을 하고 이걸 카츠재료로 사용하는 건데, 튀기는 기술과 비계의 영향으로 퍽퍽할 등심이 부드러워지고 육즙과 고소함이 가득해진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요즘 로스카츠라고 생각하는데, 여긴 적당했다. 사실 특출나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한정판인 상로스카츠를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아쉬운 건 돈지루인데, 돈지루는 미소와 돼지고기의 감칠맛과 더불어 고기와 미소가 뿜어내는 고소한 맛도 즐길 수 있는 그런 장국일건데, 여기는 그냥 돼지고기를 넣은 미소장국이다. 딱 거기까지다. 요즘 유명한 곳들은 소스보다는 소금+와사비가 더 잘어울리는 돈까스를 내놓고 있다. 그런 돈까스들은 잘 정육하고 잘 숙성한 고기에 뛰어난 튀김스킬을 합쳐서 소스는 떠올리지 않게 해준다. 여기도 물론 소스보다눈 소금+와사비가 더 어울리긴 하다. 상대적으로. 유명하다는 명성 덕분에 어느정도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명성만큼 따라올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아쉽지만 기대감은 만족감으로 변화하기엔 내 기대가 너무 큰거 같다. 기대감만 덜어내면 적당히 맛있는 그런 돈까스라는 생각이다.
윤돈
경기 수원시 영통구 신원로 107 1층 A동 10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