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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아쉬우면 전부가 아쉽다. 문래동에 있는 갈비집이다. 가게 입구에 있는 작은 정원이 마음에 드는 그런 곳이다. 메뉴는 상당히 간단하다. 모듬, 갈빗살, 육회가 전부다. 모듬의 경우는 갈비, 등심, 안심, 안창, 토시, 치마를 랜덤으로 제공한다고 한다. 고등급의 한우는 아니지만, 가격 대비 나름 합리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찬구성은 고기를 먹기 위한 단순한 조합이 전부인데, 서비스로 나온 된장찌개가 좋은 편이다. 바지락과 무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라 깔끔하고 가벼운 구수함이 있고 이 맛이 묵직한 고기의 맛을 살짝 씻겨내주는 느낌이다. 모듬은 부채살, 안심과 갈비가 나왔다. 마늘양념을 해서 내었다. 아마 각기 다른 부위다보니 균일한 맛을 위해 양념을 해준거 같다. 고기 속까지 양념이 베어들이 않은걸로 보아 양념은 즉석에서 해준거 같다. 고기를 연탄불 위에 뒤집어가며, 그리고 살살 돌려가며 굽는다. 양념이 마르기 전에 먹으면 상당히 맛있다. 적당한 육향과 더불어 마늘맛이 탁하고 들어온다. 그리고 각 부위의 나름의 특징이 느껴진다. 진한 육향이 나기도 하고, 톡터지는 육즙이 느껴지거나 부드러운 식감이 나기도 한다. 마늘이라는 공통점 속에 베이스가 각기 다른 부위들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추가로 갈빗살도 주문했다. 얘는 전형적인 갈비살인데, 마늘양념이 똑같이 되어있다. 모듬보다는 저렴하여 많이들 주문하나, 모듬에 비해선 약간의 손색이 있다. 마지막으로 육회를 주문했는데, 아... 실수였다. 육회는 양이 적고 참기름과 후추의 향이 강하여, 좋지 않은 고기를 쓴 거 같았다. 그래서 별기대없이 먹었는데, 고기가 너무 맛있다. 그래서 기대보단 아쉬움이 몰려왔다. 소고기 기름맛이 나는걸로 보아 우둔살이 아니라 꾸리살 부위를 쓰는 거 같은데, 이 부위는 그냥 먹어도 상당히 맛있는데, 여기에 너무 강한 간을 넣었다. 먹는 내내 아쉬웠다. 만족스러웠다. 선선한 가을날 작은 정원을 바라보는 뷰와 연탄향 가득 머금은 고기, 구수한 된장찌개. 전반적으로 다 만족스러웠다. 단 하나 육회가 너무 아쉽다. 하나가 아쉬우니 다 아쉬워 보인다.

갈빗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25길 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