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대구는 막창이 맞는거 같다. 안지랑곱창골목에 있는 집이다. 곱창골목은 좀 신기한데, 안지랑역 앞에 있는 가게들이 전부 인거 같지만, 그 골목의 초입을 지나 쭉 들어가게 되면 더 많은 가게들이 기다리고 있다. 세트가 있길래 주문했다. 곱창한바가지 + 생막창 450g. 곱창 한바가지라니, 어떤 비주얼일지 너무 궁금했다. 스뎅바가지에 양념한 곱창이 잔뜩오고 자르지 않은 생막창이 그대로 왔다. 아... 플라스틱바가지면 감성 폭발인데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는데, 반바가지로 주문하면 플라스틱바가지가 온다. 불판 한 쪽에는 막창을 다른쪽에는 곱창을 익힌다. 곱창은 한번 삶아서 양념을 한거니, 양념이 살짝 탈 때 쯤 먹으면 된다. 빨간 양념의 곱창이지만, 맛은 부드럽다. 정말 잡내없고 쫄깃한 곱창이다. 양념은 곱창의 느끼한 맛을 잡아줄 정도로 옅다. 막장이나 마요네즈, 카레가루에 찍어먹어도 좋지만, 곱창은 그냥 먹어도 맛있을 정도다. 곱창이 이정도면 막창은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다. 곱창이 맛있으니 막창도 맛있을테지만 생막창이라 내가 잘 구울까라는 의심도 든다. 막창을 살살 굴려가면서 익히면 막창이 점점 뚱뚱해지면 커다란 번데기가 되는데, 이 때, 가위질을 하면 속에 있는 기름이 팡하고 터지면서 불판에 불길이 한 번 일어난다. 뚱뚱한 막창을 사정없이 굴려가면서 익히면 바삭함과 쫄깃함 중간의 식감을 가지게 되는데, 맛있다. 생막창이 이렇게 맛있다니, 정말 신선한 막창을 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막창은 그냥 먹기 보다는 막장에 찍어 먹는게 확실히 맛있다. 막장에 찍어도 막창의 식감이 어디 사라지지 않는다. 확실히 대구는 막창이 맞는거 같다.

돈박사 곱창

대구 남구 대명로36길 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