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곳 돼지고기는 그렇다. 이제 상향평준화가 되어 왠만한 곳은 다 맛있지만, 군계일학으로 그중에 맛있는 곳은 또 나오기 마련이다. 5시쯤에 가면 이미 웨이팅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당연스럽게도 예약을 하는게 좋다. 예약을 하고 늦지않게 자리에 앉아서 고기를 주문했다. 4인 세트부터 주문하면 삼겹살, 목살, 갈매기살이 나오고 직접 하나하나 구워주신다. 특히 목살은 퍽퍽해지지 않도록 살짝 미디엄의 상태에서 주시는데, 먹기 전에 조합을 알려주는게 너무 참신했다. 돈까스 소스에 빵가루 소금을 찍어서 먹거나, 씨앗젓갈에 해초를 올려서 먹거나, 장아찌에 먹거나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신다. 기껏해봤자, 명이나물, 고추냉이, 소금이 전부였던 고기집에서 이렇게나 많은 구성을 알려주다니 사악한 곳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돈까스 소스에 빵가루는 인상적이었는데, 훈연된 돈까스를 먹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쌈채소가 없지만 전혀 지루할 수 없는 조합들이 고기를 계속해서 먹게 만들었다. 돈마구로세트도 주문했는데, 돈마구로가 어떤 부위를 정형해서 만든지는 모르지만 쫄깃함이 색달랐다. 추가로 주문한 된장양념갈비 또한 굽기 힘든 타기 쉬운 양념을 골고루 잘 구워줘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사악한 곳이다. 우리가 모르는 색다른 조합을 추가해서 고기를 계속 먹게 만드는 곳이다. 위험하지만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그런 느낌을 계속해서 주는 그런 곳이다.
직화장인
서울 중구 난계로11길 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