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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하동
추천해요
5년

갇혀있는 육즙을 팡팡 터트리고 싶다면, 한국식 양갈비를 먹고 싶다면, 양갈비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는 간단하다. 중국식 양꼬치 구이대신 먹는 양갈비, 아니면 북해도식 칭기스칸. 이 두 개가 양갈비의 전부다. 그리고 전자는 쯔란과 칭타오, 고량주가 없으면 섭섭하고 후자는 구운 양파와 방울토마토, 대파, 맥주가 없으면 섭섭하다. 이것은 아주 큰 단점을 내포하고있다. 바로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주인 소맥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것이다. 소맥을 마실 수 있는 양갈비가 없다는 점에 슬펐지만, 걱정마라. 한 가게가 있다. 이 집은 양갈비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했다. 기본 반찬이나 숯불이나 화구를 보면 소고기를 구워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 양갈비와 함께 파절이를 주문한다. 파절이 가격에 눈을 비비게 되고 이어 나온 작은 맥주병에 눈을 의심하게 된다. 파절이는 파절이 뿐만 아니라 미디엄으로 구운 양등심이 올려나오는데 이게 식전으로 아주 좋다. 눈 앞에 구워지는 양갈비를 보며 침묵 속에 빠질 수 있지만 파절이 덕분에 기다림은 매우 즐거워진다. 양갈비가 구워지게 되면 되도록 빨리 먹으라는 직원의 말을 무시하지 말자. 불 위에 너무 오래둔 양갈비는 육즙이 날아가 말라비틀아진 맛을 낸다. 양갈비는 아주 맛있다. 약간의 양고기 냄새와 함께 씹을 때 입속에서 터지는 육즙은 소맥한잔을 간절히 원하게 한다. 소금도 괜찮고 깻잎 장아찌랑도 어울린다. 양소금구이는...... 양갈비에 비해 임팩트가 약하다... 그렇다. 양완자는 생긴걸로 보면 그냥 커다란 떡갈비다. 그러나 요플레소스에 찍어 도라지무침과 먹으면 궁합이 환장적이다. 도라지무침이 양의 기름짐을 잡고 양의 냄새는 요플레소스가 틀어막아준다. 한국식으로 양갈비를 하는 집이라 아주 마음에 든다. 다만, 구워진 다음 바로 먹어야 한다는 점이 참 힘들게 한다. 얘기를 하면서 먹는거보단 맛을 음미한다는데 집중하자. 한국식 양갈비를 먹고 싶다면, 양의 맛을 소맥과 함께 즐기고 싶다면, 추천한다.

양식당 더램키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8길 5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