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에 진심인 요리사의 작품을 맛볼 수 있는 곳. 저온 요리하여 촉촉하고 담백한 뽀얀 닭고기가 닭 육수로 지어 감칠맛이 극대화된 슴슴한 밥 위에 얹혀 나온다. 간단해 보이지만 배합한 파, 마늘, 고수 등의 향신료 향미가 조화를 더하고 생강향이 매력적인 특제 소스를 곁들여 전체적인 그림을 완성시킨 복잡한 요리를 선보인다. 닭기름으로 지은 밥은 인디카 쌀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한국 손님들의 입맛에 맞춰 변형하셨다 하니 그 선택을 탓할 수도 없다. 곁들임으로 나오는 닭육수까지 한 모금 마시면 닭 한 마리가 통째로 잘 쓰였구나 싶어지게 되는 것이다. 입에 넣자마자 혀를 때리기보다는 한 박자 쉬고 입 안을 가득 채우는 감칠맛이 두고두고 이 작은 식당을 다시 찾게 만든다. 포장도 가능. 점심/저녁 시간에 늦으면 재료 소진으로 허탕을 치기 쉽다는 점과, 미묘한 식감의 차이로 맛이 달라지는 어려운 요리라 맛의 편차가 없진 않다는 점은 단점이라면 단점. 참, 고수는 미리 넣어 달라고 해야 주시니 미리 많이 넣어달라고 말하자.
까이식당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2가길 2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