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배달해 먹고 돼지육수의 매력은 맑은 국물보다는 역시 진한 지방의 맛이란 편견을 만들어줬던 옥동식. 직접 방문해 먹은 돼지곰탕은 나의 편견을 간단히 부숴주었다. 살코기만으로 우려낸 맑은 국물은 조금만 더하면 무너질 듯 절묘한 소금간이 되어있다. 얇지만 풍미가 살아있는 다리살은 한 점 씩 접시로 꺼내 자극적이지 않은 고추지를 얹어 잔술과 즐기기 제격이다. 아래로 내려가면 국물을 머금기에 적절한 밥알이 넉넉히 쌓여 포만감을 준다. 첫 모금에 느껴지던 소금간은 어느새 포근한 맛으로 바뀌어있다. 온도감부터 맛의 순서까지 세심하게 설계되어 바로 이 자리에 앉아 먹어야 하는 음식이었구나. 이정도면 별개의 장르라 해도 무방할 듯하다. 배추김치까지 깔끔하고 좋았다.
옥동식
서울 마포구 양화로7길 44-10 3차신도빌라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