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 자체가 가치를 규정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예약을 하고 줄을 서도 구하기 어려운 무언가를 노력하여 마침내 획득했다는, 마치 어려운 퀘스트를 클리어했다는 감각이 음식의 평가 과정에 부각되면 아무래도 맛 자체만으로 평가받고 있진 않겠구나 생각하곤 한다. 가령 제주 한정판 ‘마음샌드’가 그러하듯, 이 곳의 치즈몽 역시 그러하다. 부드럽고 녹아내리는 식감이 좋은 평가를 받는 듯하지만, 치즈의 풍미는 약하고 단순한 단맛만 과하게 두드러져 균형잡힌 치즈 케잌이라 평하긴 어렵다. 커피와 어울린다지만, 치즈의 진한 맛과의 궁합 때문이라기보단 모난 듯한 단 맛을 억눌러주기 때문에 가깝다. (이마저도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드립커피 정도로는 충분히 누르지도 못했다. 커피를 마신 후에도 마치 잔당감 과한 와인같은 끈적함이 입 안에 남았다.) 특히나 서울 시민이라면 제주에서 굳이 이정도의 디저트를 위해 시간을 소모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하멜
제주 제주시 노형2길 51-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