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지만 존재감있는 닭기름이 인상적인 라멘. 덕분에 맑은 국물에도 무게감이 생긴다. 이 무게감은 취향에 따라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라멘에서 어떤 수준의 지방맛을 추구하는가는 개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시오라멘은 이러한 유분의 맛에 어울리는 소금간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반면, 블랙라멘은 유분과 진한 간장맛이 시너지를 이루기보단 단조롭게 얽혔을 뿐이라는 느낌. 때문에 후자는 맛의 여운이 길지 않아 흥미가 오래가지 못했다. 블랙라멘이 주력 메뉴인 듯한데 개인적으론 새로 만들었다는 시오라멘이 기본 육수에 더 어울렸다. 시오라멘에 중간에 추가하라는 트러플 페이스트는 육수의 조화를 해쳐 딱히 시너지를 느끼진 못했다. 섬세하게 익힌 고명들은 하나같이 기분좋게 먹을 수 있다.
마시타야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9라길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