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7년 개업한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중 하나. 중세 및 르네상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와 자코모 푸치니나 찰리 채플린 등의 이름이 적힌 방문록을 자랑한다. 다만 과거의 영광에 편승하여 관광객 장사를 이어가는 면이 없지 않는 듯. 값나가는 와인을 다수 준비해두었지만 이에 대한 애정을 느끼기 어려웠으며, 홀 직원의 역량도 화려한 외관에 비해 많이 아쉬웠다. 카드 단말기의 팁% 설정을 열어 얼마 줄거냐 되물을 땐 잠시 뉴욕에 온 줄 알았다. 메뉴판에 사진이 있는 식당은 피하고 메뉴에 외국어가 없거나 최소한인 곳을 찾자는 내적 기준에 철저히 어긋나는 곳이었다. 한글 메뉴판까지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아마 방문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골레 스파게티Spaghetti alle Vongole veraci, Bottarga e Lime 하나는 훌륭했다. 그야말로 신선한 바다의 맛. 원물의 힘을 한껏 추출해내되 바다의 불순한 부분은 깔끔하게 제거한 듯한 실력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위에 보타르가의 짭짤한 감칠맛과 라임의 산미를 살짝 곁들인 일품. 봉골레 파스타는 이런 방향으로 맛을 내야 하는 것이었다.

Antico Ristorante Paoli 1827

Via dei Tavolini, 12/R, 50122 Firenze FI, Italia

Luscious.K

아!! 유럽엔 팁 문화가 이렇지 않은데 여긴 미국 같네요.

LAMBDA

@marious 외국 관광객이 많이 와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