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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Z

추천해요

1년

1500리뷰는 몇년간 줄곧 와보고 싶었던 내 위시리스트, 한식 컨템포러리 정식당! 짝궁님과 기념일을 맞아 연차내고 평일 런치코스를 예약하고 다녀왔다. 예전엔 런치도 3코스 4코스 이런식이었던거 같은데 이제는 런치 단일코스 15만 5천원으로 운영중 이다. 미슐랭 투스타라는 명성과 많은 리뷰들이 칭찬하는 것처럼 아이디어와 센스 그리고 맛이 좋아 즐거웠다. 시그니처인 '맛있는 김밥'은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더니 생각보다는 조금 평범했지만 그래도 진한 트러플향과 김의 구수한 맛이 좋았고 돌하르방 디저트는 아주 만족했다! 흑임자, 쑥 등의 토속적인(?) 재료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터라 더 만족했던 듯. 또 다른 디저트인 장독대 역시, 비주얼은 물론 진한 초코 맛까지 아주 훌륭하다. 요청하지 않았는데 우리끼리 기념일이라고 얘기하는 걸 듣고 디저트 레터링 서비스도 먼저 챙겨주셨다. (살짝 감동) 다만 개인적으로 메인요리가 좀 아쉬웠다.. 맛은 있었지만 뭔가 우와 이거다 하는 놀라운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3스타는 못받으셨나? ㅎㅎ.. 암튼 그래도 식사는 다 맛있었고, 서비스도 전반적으로 친절하고 군더더기없는 느낌이다. 금액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또 오고싶다. 다음엔 와인페어링도 꼭 해봐야지. 아래는 디쉬 하나씩 기억나는대로 정리한 것---------------------------------- 다이닝의 첫인상인 아무슈부쉬. 반찬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것부터 귀여웠는데 맛도 좋다. 선드라이드 토마토를 올린 브리오슈, 숙성잿방어, 오징어먹물 튀김옷을 입은 리조또볼 아란치니. 특히 아란치니 끝에 백김치가 한 조각 달려있는데 이게 끝맛을 개운하게 마무리해줘서 좋았다. 루꼴라 샤베트랑 능이버섯 계란찜은 다소 쏘쏘. 뒤이어 나온 단새우와 캐비어, 다시마 젤리. 달달,짭조름한게 이건 와인을 곁들여야겠다 싶어 리슬링 와인을 한 잔 시켰다. 제일 저렴한 것이 거의 2만원이다. 글라스 와인 가격 후덜덜. 가격은 엄청나지만 와인 셀렉션이 정말 방대하고 훌륭하다. 내가 주문한 리슬링은 논알콜이었는데, 일반적인 방식으로 제조한 와인에서 감압방식으로 알콜만 제거하여 나온 제품이라고 한다. 논알콜 와인이라고 해서 포도주스 같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산미도 있고 와인의 특징이 많이 남아있어서 재밌었다. 세번째코스 문어구이. 한 입 먹고 우와아아 감탄사 연발했다. 쫄깃탱글한데 겉은 바삭하다. 식감이 이럴 수가있나? ㅠㅠ 와인 막 벌컥벌컥 들이키고 싶은 맛이었다. 메종조에서 납품받는 초리소도 한 덩이 톡 들어가있는데 짭조름하면서 맛에 포인트가 되어준다. 보양식으로는 누룽지가 있는 찰밥에 부드럽게 조리한 닭가슴살, 능이버섯을 올렸다. 엄청 고급진 능이버섯 삼계탕 같은 느낌. 국물도 한방느낌이 진하게나고 정말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문어구이와 보양식 이 두 가지가 베스트! 맛있는 김밥은 앞서 서술한 것처럼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더니 의외로 좀 평범하게 느껴졌다. 낭낭한 트러플향, 달달한 양념 소고기에 버무린 밥, 고소한 김. 뭐하나 거슬릴거 없이 다 맛있는 것만 모아놓았다. 당연히 맛있지 싶은 그런 맛. 어란이 올라간 지중해 농어요리. 외관도 맛도 너무나 양식스러운데, 여기에 기호에 따라 들기름을 뿌려먹을 수 있도록 했다. 들기름 터치가 닿으니 한식 같은 느낌이 생겨서 재밌었다. 들기름의 고소함과 어란의 쫄깃함, 바다내음이 은근 궁합이 좋다. 메인으로는 소고기와 보쌈 두 가지가 있길래 하나씩 주문해서 먹어봤다. 보쌈은 비주얼이 예쁘고 이것저것 올려 먹는 재미가 있지만 맛이 너무 평범해서 좀 실망스러웠다. 스테이크가 오조오억배 맛있음. 밑에 깔린 버터소스 감칠맛 팡팡터지고 느타리버섯?이 가니쉬로 나왔는데 이것도 맛이 찐해서 한 입 한 입 어찌나 행복하던지. 다만 이 소고기 스테이크는 한식..이라고 하기엔 너무 양식 아닌가? 하는 생각이. 메인요리 만족도는 한 60%정도. 아 그리고 메인이 나오기전에 칼을 고를 수 있다. 칼자루가 다 다른 나무로 되어있어서 특이하고 예뻤다. 메인이 끝나면 팔레트 클렌져로 청유자 소르베가 준비되고 디저트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정식당에서 제일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하는 디저트. 돌하르방에 장독대라니! 너무너무너무 귀엽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예쁘다. 쑥크림이 들어있는 돌하르방은 은근한 쑥향에 많이 달지 않으면서 고급스러운 맛. 한 스쿱 얹은 우유 아이스크림도 크리미하고 제주의 붉은 흙을 표현한 초콜릿이며, 현무암 느낌을 내는 흑임자 케이크까지 디테일이 정말 감탄을 자아낸다. 장독대는 홍차로 만든 필링이 들어있는 초코 케이크였는데 좀 달긴 하지만 맛이 아주 찐해서 좋았다. 디저트 먹는 느낌 제대로! 코스의 마지막은 쁘띠 디저트와 차. 이 날은 고구마 마카롱과 초코쿠키?가 나왔다. 앞전에 단 걸 먹었더니 상대적으로 좀 덜 달게 느껴졌다. 같이 곁들인 아이스아메리카노도 단 맛을 중화해주어서 더 그렇게 느꼈을지도. 아무튼 잘 먹었습니다~!

정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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