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하노이식 쌀국수라든지 베트남 정통의 맛을 내세운 음식점이 많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쌀국수라 하면 진한 비프스톡 국물의 미국식 쌀국수, 아메리칸 퍼보를 말하는 것이었다. 90년대 한국에 미국식 쌀국수가 전해질 무렵 호주식 월남쌈도 함께 유행한 걸로 알고 있는데, 요새는 이렇게 전문적으로 하는 집에나 가야 찾아볼 수 있다. 한 주의 방탕한 육식생활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야채를 먹으러 갔던 건데 90년대로 타임슬립한 느낌이라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인테리어며 메뉴 구성이며 와인 리스트 맨 꼭대기에 몬테스 알파가 있는 것까지 쏘 레트로. 내게 빈로이의 쌀국수가 그렇듯 이 동네서 나고 자란 사람에겐 이곳의 월남쌈이 쏘울푸드가 아닐까 싶음.
라우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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