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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쌀국수
추천해요
6년

지금이야 산세바스티안 최고의 핀쵸스 바로 Borda Berri를 꼽는 사람이 많지만, 원래 올드타운에서 제일 유명한 곳은 La Cuchara de San Telmo였다. 사실 Borda Berri는 여기의 2호점 격으로 시작했다가 본점보다 더 대박이 나버리는 바람에 아예 독립한 곳. 그런 연유로 인해 서로 겹치는 메뉴가 많다. 실력파 강호인 탓에 손님이 바글바글했고, 시키려는 음식마다 품절이라고 안 된다는 통에 다양하게 시켜먹질 못했다. 특히 이 집의 자랑이라는 리조또와 문어 요리를 못 먹어서 몹시 아쉬움😤 사람들한테 치이느라 정신 없어서 사진도 많이 못 찍었네😓 첫 번째 사진은 두툼한 아구 뽈살에 베요타 햄을 돌돌 말아 구운 요리. 아구찜 먹을 때도 인기 있는 그 동그란 부위에 햄을 감아 팬프라잉했고, 두 식재료와 모두 어울리는 로메스코 소스를 아래에 깔았다. 두 번째로는 이미 Borda Berri에서 먹어본 적 있는 송아지 볼살 찜. 고기는 잘게 찢어 리오하 레드 와인에 진하게 색을 냈고, 위에는 큐민과 에스플렛 고추로 바스크 터치를 주었다. 고기 아래엔 접시에 크리미한 후무스와 함께 바질 소스, 와인 소스를 깔았다. 세 번째 사진은 살라망카 산 새끼 돼지를 천천히 로스팅한 뒤, 살짝 매콤한 맛을 낸 모과잼 소스와 약간의 바닐라 터치로 마무리한 요리. 처음에는 애플칠리 소스 같은 건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스페인에서 모과가 꽤 여러모로 활용되는 모양이었다. 이 요리도 다른 핀쵸스 바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소스가 제각기 달라서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마지막 사진은 워낙 다 품절이래서 직원한테 대체 그럼 남은 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추천해 준 부라타 치즈를 곁들인 조개 스튜. 치즈는 따뜻하게 데워 크림의 질감으로 만들었고, 그 위에 오렌지 껍질과 레몬 껍질로 향을 낸 오일을 뿌린 뒤 딜을 올렸다. 생긴 건 소박해 보이는데 따뜻한 치즈와 조개 국물의 궁합이 의외로 괜찮았음☺️ 이밖에도 돼지귀나 라비올리 등을 시켜봤는데 Borda Berri에서 먹었던 것보단 별로였다. 푸아그라의 경우엔 나쁘지 않았는데 나오자마자 해치워 버린 탓에 미처 사진을 남기지 못함. 두툼하게 썰어 팬프라잉한 뒤 사과 콤포트와 곁들인 요리였다. La Cuchara de San Telmo는 이번 핀쵸 투어 중 맛으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들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이 집의 넘버원 요리들을 못 먹어봤기에 쉬이 평가하기 어렵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리조또와 문어를 먹어볼 것.

La Cuchara de San Telmo

31 de Agosto Kalea, 28, 20003 Donostia, Gipuzkoa, Sp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