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술만 살짝 먹고간게 아쉬워서 다시 찾은 쓰흪. 가끔 밤 11시에 탄수포차가 열리는데 인기가 좋은 모양이다. 뭐 탄수화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싶긴하다. 비가오는 날이라 술은 막걸리를 먹어보자 싶었다. 이름이 독특한 막걸리가 하나 보이는데 ‘해당없음’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해당없음 막걸리보다는 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맑고 깔끔하다. 흔들지 않아서 그런가 싶어 흔들어봐도 마찬가지. 몇 잔을 마셔보니 처음엔 못느꼈던 탄산기도 있다는 걸 알게되고 가벼운 부드러움도 가지고 있었다. 씁쓸한 뒷맛도 있지만 애호박찌개와 같이하며 없어진다. 역시 한식과의 페어링이 좋은걸까. ■애호박찌개 고추기름 같은 느낌이 나는 고춧가루가 만드는 국물의 맛. 국물에서 고춧가루가 흩날리며 칼칼하다. 기름진 맛은 기름섞인 다대기를 볶으는데에서 나온다고. 떠있는 깨가 섞이면 가끔 고소하게 맛이난다. 매운탕 같으면서도 아닌 맛. 호박은 부드럽게 부서지고 차돌은 쫄깃. 두부는 부드러우면서 양념맛이 잘 베여있다. 당면순대도 들어가는데 가벼운 후추맛이 돈다. 쫄깃한 겉부분이 입에서 터지면 당면이 쏟아진다. 특히 국물과 잘 어울리는 재료는 차돌과 두부. ■엄마김치김밥 김에 발린 반짝반짝 참기름과 깨의 고소한 풍미가 환영. 김치의 새콤한 맛이 김치를 집중하게 만들고. 얇지만 쫄깃한 고기에 더해진 마요네즈의 부드러움. 밥알은 동그란 모양이 그대로 입에서 느껴지는 고슬고슬함. 그리고 그 밥을 탄탄하게 말아냈다. 참기름과 김치의 치트키. ■마가린토스트 노상 토스트집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맛. 마가린의 풍미, 딸기잼의 단맛까지 섞이며 익숙해서 끌리는 맛. 투툼하게 부쳐낸 계란 속에는 양배추와 당근이 아삭거린다. 두껍다보니 입을 크게 벌릴 수 밖에 없어진다.
쓰흪
서울 중구 퇴계로87길 49-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