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이 동네에 왔는데 여름이 다 가고 나서야 오게됐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물막국수 하나 먹어야겠다 싶었다. 계절이 바뀌니 주전자에 나오는건 따끈한 메밀차. 구수하다. 반찬은 하나, 짭조름하고 새콤한 무짠지. 하나를 집어먹으니 면을 뽑는 소리가 들린다. 면을 뽑는 기계소리 ■메밀물막국수 고명으로 김과 메밀새싹, 오이, 깨가 한웅큼 봉긋하게 솟아 올라와있다. 메밀새싹만 먹으면 씁쓸한 맛. 그러나 면발과 함께하면 잊혀진다. 면발은 쫄깃하며 잘 끊기지 않는다. 진한 맛을 내는데 이내 국물에 푼 다대기의 고춧가루에 맛을 뺏긴다. 약간 매콤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또한 김이 맛에 큰 역할을 하며 고소한 맛을 낸다. 막국수 그릇을 들어 한 모금. 시원한 육수, 간장에서 온 단짠의 조화에 감칠맛. 고춧가루의 칼칼함이 있는 동시에 깨의 고소함이 입에 돈다. 면의 성격과 맛은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것 같다.
봉평막국수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4길 53 우정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