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도로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식당이 셋. 피자리움, 목포명가, 내가 국수다. 이름은 다소 촌스럽지만 자부심이 대단 하신 모양이다. 자가제면에 주문시 면을 뽑고, 직접 만든 인스턴트 쌀국수(베트남 식이 아닌)도 있었다. 메뉴판을 보면 여름메뉴는 콩국수와 메밀국수, 겨울메뉴는 들깨칼국수, 잔치국수로 나눠지며 손님들의 대부분은 들깨칼국수를 먹고 있었다. 물론 간혹 비빔국수를 먹는 분도 있었지만. 김치는 셀프, 배추 겉절이와 열무김치였다. 배추 겉절이는 고추씨가 붙어있어 매콤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양념 맛의 대부분이 단맛이었지만 알싸한 매콤한 맛이 뒤에 남는다. 열무김치는 새콤하게 맛이 들기 시작한 시점. 열무대에서 아삭한 소리가 난다. ■쌀 잔치국수 고명은 유부, 다진 김치, 채썬 호박, 송송썰은 파를 올린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고명 없어도 된다. 면발은 이제까지 먹어본 소면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면이 아닐까 싶다. 그 부드러움은 입에 머물세도 없이 기름을 칠 한 듯 입술에서부터 목구멍까지 후루룩 빨려들어간다. 국물의 맛은 멸치의 감칠 맛이 있음에도 자극 없이 부드럽다. 식어도 좋은 맛을 낸다. 면발은 부드럽고 국물의 멸치의 맛이 진해진다. 면발이 이러하니 고명이 설자리가 없었다. 김치의 새콤한 맛은 담백한 면발에 새콤함을 더해주고, 유부는 면발이 더 부드럽다는 걸 알려주는 듯한 고명이었다. 파는 파맛이 강렬하게 났던 국물과 할 때가 좋았다. ■수제 왕 손만두 만두피부터 소까지 직접 만든다는 문구가 벽에 붙어있다. 가지런하게 6개의 큰 만두가 나오며 크기는 주먹의 반 정도만한 크기. 피가 얇은데, 만두끼리 붙으면 찢어지며 나올 때 한 개는 살짝 찢어진 상태로 나왔다. 조심스레 젓가락으로 들어 숟가락으로 받쳐 올리면 상처없이 들어 낼 수 있었다. 얇은 피만큼 밀가루의 양이 적어서인지 부담감(?)이 덜해진다. 만두는 부드러운 식감보다는 뭔가 씹히는 식감을 좋아하는 편이라 첫 식감은 아쉬웠다가 몇 번 먹을 수록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고기와 일부 야채는 다져서 부드럽게 만들었지만, 파와 당근은 크기를 두어 식감을 살려두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매콤한 맛이 나 후추인가 싶었는데, 알싸함이 아니라서 후추는 아닌 듯하고 고추계통의 양념이나 야채가 들어가는게 아닐까 싶었던. 여기까지 국수를 먹으러 오겠어라는 생각을 했지만, 여기까지 국수를 먹으러 오겠구나 싶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거고.
내가 국수다
서울 강남구 밤고개로23길 2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