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뮤즈부쉬(Amuse-Bouche) 첫 번째로 플레이팅에는 10가지가 준비되었다. 1.홀스래디쉬 소스를 곁들인 로즈마리스틱(중앙) 바삭한 로즈마리스틱에 알싸한 홀스래디쉬 소스를 발라먹는 아뮤즈부쉬. 2.고다치즈와 모짜렐라 치즈가 들어간 미니 치즈샌드위치(플레이트의 좌측부터) 입에서 깨무는 것만으로 체다치즈의 진한 맛이 나며 이내 트러플의 향이 연결된다. 3.라즈베리 피낭쉬에 라즈베리의 맛이 강하진 않았으며 담백한 맛이 두드러지며 트러플 향이 더해진다. 4.트러플 크림이 들어간 미니 슈 이걸 먹을 때 슈의 겉은 홈런볼 과자가 생각났다. 5.올리브 갈레뜨 롤 위의 크림치즈와 베이컨 칩 크림의 부드러움과 속의 아스파라거스의 아삭한 식감, 트러플의 맛까지 동시에 조화롭게 즐긴다. 6.프와그라 테린 위에 열대과일 젤리 진한 푸아그라와 상큼한 오렌지의 두 가지 맛이 잘 어울린다. 오렌지 덕분인지 푸아그라에서 느끼함을 찾을 수는 없었다. 7.망고 샐러드를 얹은 모짜렐라 치즈 젤리 크런치한 튀일의 식감과 부드러운 크림의 식감이 만난다. 8.레몬과 홀스레디시 소스가 들어간 아스파라거스 셔벗 새콤한 셔벗이지만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가 씁쓸한 맛도 가지고 있는데 두 가지 맛이 이질 적이지 않다는게 놀랍다. 9.새우를 다져 넣은 미니 토마토 그라탕 유일하게 기름에 튀김 아뮤즈부쉬로 튀겼음에도 바삭함과 말랑말랑한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10.고다 치즈와 블랙 생트러플이 들어간 수플레(시그니처) 부드러운 계란찜 같으면서도 에그타르트의 계란 크림이 연상되었던 수플레. 버터 풍미의 부드러운 향이 코에 살랑살랑 거리며 한 숟가락 퍼 올리면 자극적인 트러플의 향이 난다. 입에서는 짭짤한 맛이도는 소금기를 가지고 있지만 이내 녹아내린다. 통밀빵 빵에는 건포도의 풍미가 진하며 버터를 바르자 스르륵 녹는다. 빵은 나중에 접시에 남은 소스를 닦아 먹는 용도로도 사용했다. 대게 볼과 아스파라거스 화려한 색 때문에 작게 축소한 놀이동산이 연상되었다. 아스파라거스는 단단함과 물렁함의 중간 식감이 났다. 대게볼 튀김은 작은 크기였지만 깨문 틈으로 게 한 마리를 먹는 듯한 맛과 향이 뿜어 나온다. 그릴에 구운 랑구스틴 블랙트러플이 주인공인 요리로 이탈리아산 블랙트러플을 사용한다. 음식의 슬라이스로 썰어낸 트러플에서는 마블링처럼 선명한 하얀 부분이 눈에 보인다. 방으로 접시가 들어와서 테이블에 놓이는 사이에도 엄청난 트러플의 향을 맡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 향을 한번 더 맡기 위해 접시에 다가가 향을 맡을 때에는 내가 마치 약쟁이(?)가 된 기분도 들 정도로 매혹적인 향이다. 주인공이 트러플이된 주객전도의 상황이긴하나 좋은 트러플의 위력을 잘 느꼈다. 가리비 튀김 부드러운 식감을가진 가리비 관자는 담백한 맛이나며 겉은 엷은 두께의 바삭한 튀김옷의 질감이 있다. 비스크소스가 여기에 진한맛과 감칠 맛을 내어줘 담백한 가라비의 맛을 한 껏 더 끌어올려준다. 푸아그라 팬 구이(시그니처) 보트르메종의 시그니처 메뉴로 왜 시그니처 메뉴인지 알 수 있는 맛. 제대로 처음 먹어본 프렌치 요리의 절정. 부드러우면서도 쉽게 잘라지는 것처럼 푸아그라는 입안에서 버터 녹듯이 녹아내린다. 졸인 포트와인 소스와 향신료 비스켓 가루가 느끼함을 자아준다. 아직 프렌치요리는 초보라서 음식을 먹으면서도 표현의 한계가 아쉬워지는 순간이다. 닭 가슴살 구이 은은한 트러플의 향과 두 가지 소스와 함께하는 닭 가슴살 구이로 닭고기의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게 육즙을 만끽 할 수 있었다. 닭가슴살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 담백해 그냥 먹어도 좋지만 소스와 함께하면 진한 맛과 짠맛이 나서 또 다르게 즐기기 좋은 맛이 된다. 스테이크 & 양고기 선택을 했지만 쉐어를 해서 두 가지 다 맛을 보았다. 두툼한 양고기의 두께에 비해 양고기 특유의 향이 없었으며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했다. 두 고기에 들어간 각 소스들은 고기의 맛을 살려주니 원래 고기와 한 몸이었던 것처럼 어울린다. 밀페유와 아이스크림 바삭바삭 부서지는 밀페유의 식감에 사이에 들어간 부드러운 크림이 섞이며 입이 즐거워진다. 디저트라서 달지만 평소에 먹는 디저트 처럼 달지는 않다. 부스러기를 흘릴까봐 한번에 입에 넣게된다. 밀페유를 먼저 먹고 먹어서 그런지 카라멜 아이스크림이 오히려 덜 달았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에 튀일 등을 섞어가며 먹으니 고소해진다. 바닐라향의 수플레 초반에 나왔던 것과는 다르게 크기가 크다. 버터의 부드러운 향이 나는데 그것만으로도 마음에 기분좋은 평화가 오는 듯 하다. 버터향에 이어 에그타르트의 계란 부분이 생각이 나며 식감은 폭폭신폭신한 카스테라, 계란찜 등이 생각난다. 트러플을 넣지 않아 수플레의 맛을 진하게 맛 볼수 있다. 차와 쁘띠 푸 음료 선택은 카모마일을 이었으며 디저트는 가볍게 먹기 좋은 것들이 나왔다. 누가는 달지 않고 씹었을 때 서로 엉겨붙어서 나오는 견과류의 풍미가 좋다. 나중에 먹는게 좋다고 했지만 처음먹게 되었다. 쇼콜라는 깨물면 톡 터지는 마카다미야의 식감을 즐기는데 좋았고 마카롱은 워낙 작아 어떤 맛이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사라졌다. 라즈베리젤리를 마지막으로 먹었는데 라즈베리의 맛이 선명했으며 식감은 젤리보다(편의점에서 파는 것들 기준으로) 양갱에 더 가까웠다. 라즈벨리 젤리를 마지막에 먹으니 이제까지 입의 기름기가 정리되는 듯 했다. 나오는 음식마다 만족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것과 트러플 등 식재료와 소스가 주는 향이 주는 즐거움, 그리고 소스를 통해 완성되는 입속에서 느껴지는 균형미가 돋보인다. 하나도 아니고 처음 부터 끝까지 말이다.
보트르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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