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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의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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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발뮤다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건, 몇 해전 GreenFan 이라는 선풍기가 나오면서 일 것이다 무슨 선풍기가 50만원 가까이나 해, 하면서 사치를 이제 선풍기에까지 부린다며 크게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그 브랜드에서 만든 토스터기가 출시 되고, 전에 없던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고마운 분이 선물로 주신 제품을 써보며, 그 인기가 괜한 것이 아니구나, 죽은 빵도 살려낸다는 마법같은 제품에 그리고 이렇게나 어디에 두어도 우아하면서 아름다운 이 제품에 사람들이 열광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잘 나가는 CEO, 특히 일본 브랜드들 츠타야나 무인양품, 유니클로 등 초대형 기업들의 대표가 쓴 책들을 즐겨 읽는 편인데,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이 기다려졌는지도 모르겠다, 발뮤다의 CEO 테라오 겐, 그의 첫 책이 한국에서 곧 발간한다는 소식에 예약 주문까지 해가며 집에 배송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오늘(마침 일요일이어서 다행) 반나절이 채 지나지 않아 단숨에 읽어간 이 책, 제목부터 나의 마음을 확 사로잡은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츠타야의 CEO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 자본론이라는 책을 무척 좋아해 거의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많이 읽었는데, 테라오 겐의 책은 그동안의 성공한 CEO 들이 자신이 만들어 낸 브랜드에 대해 소개하고, 어떤 라이프를 살며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그려낸 책들과는 다르게, 마치 회고록처럼,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러나 힘있게 써내려간 그런 책이었다, 테라오 겐의 창의성에 가장 많은 영감을 주었던 자유로운 철학을 가진 부모님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어머님의 죽음 이후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어린 나이에 스페인 여행을 했던 이야기, 10여 년 간 기타리스트와 보컬로 활동하며 음악에 젊음을 다 바쳤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 무일푼이 된 그가, 록 밴드를 하며 다져왔던 창의성과 재능을 발휘해 결국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물건으로 다시금 관객들에게 음악이 아닌 가전제품으로 소통을 하게 된 기나긴 스토리, 너무나 좋은 글귀들이 많아 거의 모든 책 끝이 접혀 있을 정도로 영감을 많이 준 책이었다, P.12 우리는 불가능을 논할 수 없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이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결과는 실패로 끝날 수도 있지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 그러므로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은 채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란 불가능하다. P.79 지금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는 언젠가 끝이 난다. 인생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 수년 뒤의 멋진 날을 그리거나 장래의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이야말로 인생의 축제날이다. 다시 말해 지금이 내 인생의 절정인 것이다.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당장 오늘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P.181 음악의 꿈이 끝나버리고 다른 꿈을 찾아 한 발 내딛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온갖 생각과 행동이 뒤엉켜 있던 시기라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한 건 ‘서서히’였다. 음악이 아닌 유형의 세계에서 내가 가진 창의력을 시험해보고싶다는 생각은 아주 서서히 들었다. 생각해보면 곡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기계도 설계하던 ‘다빈치’도 있지 않는가. P.197 발뮤-다. 소리 내어 읽었을 때 느껴지는 뉘앙스는 남유럽의 영향이 크다. 바싹 마른 공기 안에서 빛과 그림자가 춤을 추고 역사와 맛이 교차하던 분위기를 나는 사랑했다. 막연히 라틴의 냄새가 은은하게 나는 이름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P.233 멋있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먼저였다. 왜 그걸 몰랐을까? P.279 나는 시인이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순간, 그런 순간이 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단 한 구절의 노랫말이 듣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서로 알지 못했던 사람들과 공감대를 이뤄낼 때가 있다. 곡을 만들 때에도, 제품을 만들 때에도,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은 언제나 그것뿐이었다. 책을 읽기 전 그의 인터뷰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이제는 가전 제품이 편리함을 넘어 좋은 체험을 전달해야한 다는 그의 철학은 애플이나 파타고니아 등의 기업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고, 발뮤다 제품을 디자인 할 때 그가 지키는 두 가지 원칙은 첫 번째, 너무 과하지 않아야 한다. 집 안의 주인공은 사람이기 때문에 가전 디자인이 너무 눈에 띄어서는 안 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것이 아닌 ‘아름다움’을 추기하는 것. 디자이너는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새 것과 아름다움의 정의는 같을 수가 없다고 한다. 새 것은 며칠만 지나도 옛 것이 되지만 아름다운 것은 100년이 지나도 아름다운 것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현대인은 산더미 같은 여러 문제에 둘려 쌓여 분노와 슬픔이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로맨틱한 것이 많이 남아 있다고 믿는 그다. 그의 기억에는 여름날 고속도로에서 푸르스름한 석양 빛을 바라볼 때, 양지바른 곳에 모인 낙엽 숲에 드러누울 때, 몇 킬로미터나 펼쳐진 해안에서 소중한 사람과 손을 잡고 있던 아름다움들을 디자인과 성능 개선에 반영한다, 그가 말하는 체험의 상품화가 바로 이런 것이다. 책을 읽으면 왜 그가 끝없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었는지, 그의 부모님 이야기를 읽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어렵고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그럼에도 삶이 주는 아름다움을 찾기위해 무던히도 노력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그가 발뮤다 라는 엄청난 포텐셜을 가진 회사를 만든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공기 청정기와 토스터기, 그리고 최근에 나온 스탠드를 발뮤다 제품으로 쓰고 있는데, 이 브랜드를 아무리 사랑해도 50만원 가까이 하는 선풍기 GreenFan은 절대 안 산다라고 다짐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당장 그린팬부터 주문해야겠다 생각했다, 테라오 겐, 그의 인생으로 빚은 발뮤다, 어디에도 없었던 아름다운 기억을 상품화해낸 그의 천재적인 제품들, 많은 공부가 되었던 책이다, P.291 타인과 마음을 나누는 것을 ‘공감’이라고 한다는데, 인생을 살아가면서 공감만큼 멋진 경험도 없다. 그것은 친근함을 만들어내고 우정을 넘어 사랑을 만드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것이다. 록 스타들처럼 누군가의 기분을 바꾸기도 하고,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는 그런 일을 나도 하고 싶다. 가전을 만드는 회사를 경영하며 그런 일이 가능할까?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면 발뮤다라는 회사는 그 노래를 부르러 세계를 향해 날갯짓을 시작할 것이다.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아르테

미오

와 잘 읽었습니다! 안그래도 어제 저녁 <지적자본론>을 사왔거든요. 예판까지 하셔서 보셨다니, 막 그 흥분과 설렘이 여기까지.. 책과 함께 발뮤다에도 뽐뿌가 오구요.. (참. 상품 등록해드렸어요. 쩜쩜쩜 눌러 수정모드에서 ‘아이템’ 선택 후, 책 제목 검색해 선택하시면 되어요~ 이렇게 지정해주시면 디스커버 책/영상/아티클 카테고리에서 여러 분들이 보실 수 있게 되거든요)

장편의 맛집

@rumee 오우 너무 좋네요^^ 책 리뷰도 열심히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