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멘의 정석 철산동에 거주하는 지인 추천으로 방문했다.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사장님이 철산 터줏대감 <신짱과 후쿠마루>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과거 메뉴 구성이 <신짱과 후쿠마루>와 비슷해보였다. 다만 최근에는 가산 쪽에 분점을 낼 준비를 하고 계신 터라 2023년 상반기에는 리유라멘, 매운 리유라멘, 마제소바만 제공했고, 현재는 시루나시 탄탄멘까지 제공하고 있다. 매운 맛을 선호하지 않아 매운 리유라멘을 제외한 세 메뉴를 먹어보았다.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리유라멘은 돈코츠라멘과 토리라멘의 그 어디쯤에 있는 라멘을 리유라멘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메뉴라고 한다. 네이버 메뉴 설명에 닭과 돼지뼈 육수에 특제간장을 더했다고 작성되어 있는 걸 보면 쇼유로 풀어낸 듯한데, 왠지 쇼유보다는 미소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마제소바의 경우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으나, 칸다소바, 멘야하나비 등 해당 메뉴에 정통한 맛집들을 자주 다녔던 경험 때문인지 별다른 감동을 받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맛이 없었느냐, 하면 오히려 정반대이다. 예상할 수 있는 그 맛을 군더더기 없이 맛깔나게 선보였다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 시루나시 탄탄멘은 국물 없는 탄탄멘이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국물 없이 비벼 먹는 라멘이다. 면발은 그 굵기가 마제소바보다는 리유라멘에 가까웠고, 식감은 꼬들꼬들함과 으스러짐의 사이 그 어디쯤에 있었다. 식감을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찰기가 조금 더 있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원픽을 고르자면 시루나시 탄탄멘 압승이다. 단, 탄탄멘이라는 이름만 보고 얼얼할 만큼 매운 맛을 기대하지는 마시라. 맵찔이에게 최적화된, 고소한 맛이었다. 지극히 정석적인 곳이다. 단정하게 다듬어 호불호 없는 맛을 보장하고 있다. 여러 날에 걸쳐서 다양한 메뉴에 무리 없이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멀리서 찾아올 만큼 차별화된 맛은 결코 아니다. 다만, 박터지듯 경쟁하는 서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재야의 고수인가 아마추어인가 점을 치듯이 가늠해야 했던 경기도민에게 있어서, 이렇듯 평균을 보장하는 맛집은 참 소중하다. 왜 광명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지 십분 알 수 있었다.
리유 라멘
경기 광명시 시청로 9 신화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