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앞 중화 하면 지금은 옮겨갔다만 ‘ㄹㄹㄱ’이었긴 했다. 하지만 우리 8090 세대가 한참 학부생이던 시절에 ‘중국집’ 말고 ‘청요릿집’으로 명성을 날렸던 데가 바로 ‘영성방’이다. 유건국 사부는 특히나 여러 다채로운 재료를 다져 넣은 자춘권으로 명성이 높았다. 그러다 부대 다니던 친구에게 급작스럽게 영성방이 문을 닫았다는 비보(?)를 전해들었다. 그렇게 잃은 줄 알았던 맛집이 우리집 앞으로 이사와서 재개업했을 줄이야. 온갖 버섯과 해물을 다져넣은 수제 자춘권은 마치 고로케를 씹는 식감이고 역시 명불허전. 그리고 요즘 이래저래 온갖 중국집에서도 앞다투어 내고 있는 가지튀김은 요즘 아무거나 막 우겨넣어 가지소를 뱅뱅사거리 앞처럼 혼잡스럽게 만드는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우직하게 가지와 고기만으로 통크고 대차게. 나는 이게 더 내 취향이다. 멘보샤도 먹었지만 역시 이건 연남동 쪽에 있는 몇몇 청요릿집이 조금 나아보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수준이 낮다는 뜻은 절대 아님. 그 외에도 통영굴을 사용한 굴짬뽕 및 금사중새우, 청류관자죽순 등 일반 시내 청요릿집과 놓일 수 없는 수준을 자랑하는 곳, 새로운 영성방. 가업을 잇겠다는 자식 제대로 가르치려고 잘 되던 가게 접은 이유인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다시 웤을 잡으신 유건국 사부. 늘 건승하시고 부산집 갈 때마다 자주 들르고 싶다.
영성방
부산 사하구 하신번영로201번길 3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