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동료와 점슴 묵자고 했더니 ‘외백’에서 뽀끔밥 먹자길래 속으로 ‘흠칫’ 했다. 맛은 일단 둘째치고, 홀 관리가 개판을 넘어 ‘카오스’ 수준이기 때문이다. 마포에 연구실 얻은 이후 많이 간 건 아니지만 갈 때마다 꼭 주문이랑 홀 서빙에 트러블이 있었는데...이 친구가 가자고 하니 뭐 별일 있겠어 하고 갔다가 둘다 손절하고 나옴. 아니 평일 점심에 홀서버가 3명이나 있는데 테이블 9개를 관리 못해서 주문받은 걸 계속 테이블마다 ‘여기는 뭐시켰지?’ ‘여기는 뭐였지?’ ‘여기는 삼선짬뽕(뽀끔밥인데!)?’를 연이어 해대니까 주문자도 불안하고. 홀서버 3명이 있는데 예약석 관리를 못해서 내 간짜장 나온거 비비고 있는데 그제서야 예약석이라고 자리 바꿔달라 그러고. 결정적으로 나는 주문하고 한 7분? 만에 간짜장이 나왔는데 같이 온 지인 삼선볶음밥 곱배기는 내가 짜장을 다 먹어가는데도 안 나옴. 어이없어 허탈해 하고 있는데 주방에서 쉐프가 볶음밥 5접시를 동시에 들고 나와서 ‘곱배기는 어딘데?’ 하고 물어보는데 놀랍게도 홀서버 3인 중 아무도 그걸 기억 못하고 있어서 버벅대고 결국 그걸 우리 테이블에 들고 와서 ‘곱배기 시켰나요?’하고 물어봄. 아놔 미친. 근데 더 가관은 나랑 같이 주문한 지인은 25분 가까이 기다려 겨우 삼선볶음밥 받았는데 마지막에 들어와 역시 삼선볶음밥 주문한 다른 두 손님은 주문 5분만에 받음. 암만봐도 볶음밥은 여러 주문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조지느라 늦어진 듯. 그 사람좋은 친구가 대놓고 ‘아니 대체 언제 나와. 오늘 안에 나와요?’ 하고 짜증 부림. 마지막 삼선볶음밥 손님 두 분은 짜장소스 받지도 못하고 걍 조용히 볶음밥만 드시고요. 또 외백은 볶음밥으로 소문난 집이라 늘 계란국 나오는데 주문 꼬이고 급하니까 그냥 짬뽕국물 담아다 퍼 주고. 대체 이런 오피스타운에서 뽀끔밥으로 어떻게 수십년 장사하고 명성 얻었는지 당최 이해불가. 그렇다고 외백 뽀끔밥이 맛있냐고요? 외백 뽀끔밥 잘한단 말 듣고 가서 먹어봤다가 그 담부터 저는 주구장창 간짜장만 시킵니다. 그나마 간짜장이 입에 대 볼 만한 맛이지 외백 뽀끔밥 맛나다고 소문낸 건 그냥 내가 볼 땐 여기가 오피스 타운이라 맛알못 부장님 하나가 ‘아 여기 뽀끔밥 괜찮네’ 하니까 따라온 직원 전부 ‘아 네네 저도 뽀끔밥. 캬아 부장님 입맛이 고급지시네예’하다가 난 개헛소문이라 봄. 관리의 ABC가 없는데 뭔 맛이 있어. 있던 맛도 달아나겠다. 외백 뽀끔밥 맛나다는 맛알못하고도 겸상 안 합니다. 다시 갈 일은 절대 없을 거고요.
외백
서울 마포구 도화2길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