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포스트로도 쓴 적 있는 ‘선술집 문득’의 오경주 사장이 연락이 왔다. ‘행님 맛있는 거 함 드시지예.’ 그래서 소개받아 간 상수동 ‘램스 일레븐’. 가수 테이의 수제버거집 바로 옆. 이전에 양고기 집들 몇 개 몰려있는 신용산에 한 군데 포스팅하면서 증맬 맘에 안 드는 것만 투덜거렸는데 여기는 그 투덜거림의 대상이 되었던 요소들이 하나도 없었다. 내가 메뉴를 본 게 아니라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양고기에 이상한 짓 안 해서 좋았고 야채와 소스 조합도 나쁘지 않음. 그러나 여기까지는 좋음일 텐데 저 ‘명란솥밥’!!! 저 존재가 여기를 아주 순식간에 ‘추천’으로 만든다. 주문 들어가면 압력밥솥에 밥을 잘 안쳐서 ‘튜브’가 아닌 진짜 명란을 잘 썰어 올려준다. 그 외에 다른 거 아무 것도 안 함. 그런데도 밥이 참으로 맛깔지니 고기보다도 더 달짝지근하고 향기나는 맛으로 인상에 남게 됨. 게다가 곁들임으로 주는 저 미더덕절임. 오만둥이와 미더덕의 동네에서 나고 자란 나도 처음 본, 매우 개성터지는 맛. 대단히 만족. 힙스터-인스타 갬성의 애들 맛집들만 즐비한 홍대-상수에 꽤 흡족한 가게가 나타나 또 들러보고 싶은 마음.
램스일레븐
서울 마포구 독막로 67-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