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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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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1. 오구반점은 나에게 참 특별한 곳이다. 만두에 한참 빠지기 시작할 무렵 ‘한때 사대문 안에서 가장 맛있는 만두’라는 소개로 오구반점을 알게 된 건 대략 2012년 무렵이 아닐까 싶다. 지금에야 온갖 만두전문점도 많고 비비고 만두도 맛있는 시대지만 그때만해도 오구반점 군만두는 내게 신세계였다. 주소가 ‘을지로 3가 5-9번지, 대표자 왕오구’로 찍혀 나오는 카드명세서를 보는 재미는 덤이었다. #2. 뭔가 우울한 일이 있을 때, 대략 14:30-15:00무렵에 오구반점 찾아가 유일하게 1층에서 창문을 접하고 있는 자리에 앉아 군만두에 연태 한병 시키고 분을 삭히고 있으면 지금은 자리에 안 계신 큰어머님께서 낮술에 안주하라고 간짜장을 조금 얹어 내주시곤 했다. 창 사이로 비쳐 들어오는 오후의 햇살을 보며 연태 한 모금에 군만두를 씹으면 스르륵 분이 풀리곤 했다. #3. 서울 가는 기차를 타자마자 오구반점이 마구 땡겼다. 군만두를 우걱우걱 씹고 달큰해진 기분으로 선주후면하듯이 간짜장을 씹고 싶었다. 솔직히 오구반점 짬뽕은 딱히 내세울 만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한때는 덴뿌라가 먹을 만 했지만 지금 오구반점에서 덴뿌라 먹는단 생각은 내 또래 혓바닥들이나 가끔 추억쌓기로 할 만하다. 간짜장&군만두 전문으로 인식되기엔 아까운 가게지만 추억 보정을 하지 않아도 오구반점 군만두엔 뭔가 특별한 추억이 있다. 한때 이런 글을 싸질렀던 기억. https://almamater.tistory.com/46?category=607295

오구반점

서울 중구 수표로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