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먹에 완전 납득하게 되는 집 탕수육계에 “부먹”, ”찍먹”이 있는 것처럼, 수제버거에도 “들먹”과 “썰먹”이라는 나름 엄중한 논쟁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론 수제버거에서는 들먹을 더 선호하는 편이었다. 괜찮게 먹었던 패티앤베지스, 롸카두들, 다운타우너같은 버거들이 들고 먹을 수 있게 유산지 내지는 버거박스를 제공한다. 모든 재료를 동시에 먹었을 때만 느껴지는 하모니는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웅장하고 풍부한 면이 있다. 반면, 썰어먹는 수제버거들은 장단이 조금 더 두드러지게 느껴진다. 버거핀을 꼽은 올드패션한 수제버거를 잘라 먹다보면 번, 양상추, 양파, 패티,치즈, 피클, 토마토 같은 내용물 중에서 공들인 패티를 제외하고는모두 조연으로 밀려난다. 식전빵과 샐러드, 치즈를 곁들인 함박스테이크를 뷔페접시에 동시에 담아 먹는 기분이다. 특히 단면에서 물이 흥건히 나오는 토마토나 소스에 푹절은 번은 패티를 다 먹고 배가 차지 않았을 때나 손이가게 된다. 그런데 나의 이런 경험은 순전히 ‘덜 먹어서였다.’ 잠실에서 수제버거집들을 다니면서 썰먹에 대한 편견은 완전히 깨졌다. 1.버거 특히 오키나와블루의 베이컨 로제버거는 소스에 적셔 먹는 스타일의 버거 중에서는 가장 높은 완성도와 맛을 보여준다. 버거그루72의 양송이스프 버거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패티. 그릴에 구운뒤 팬에 따로 씨어링이라도 했는지 겉에 상당히 바삭한 식감이 살아 있었고 씹을 수록 고소한 맛이 났다. 로제소스도 충분해서 번과 버거속을 젹서 먹기 충분한 양. 배지 구성도 마음에 든다. 버섯이나 파프리카는 물이 흐르지 않고 익히면 향이 더 진해지는 재료들이라 썰어먹는 버거에는 더 잘 어울린다. 2.프라이즈 이곳에 오면 꼭 시켜야 한다는 어니언링도 시켜 봤다. 사실 감튀에 비해 먹기도 불편하고 가격에 비해 양이 많다거나 맛이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와사비 마요 소스가 맛있어서 순삭. 3.총평 오키나와는 전후 미군기지가 자리잡은 곳이라 햄버거같은 프렌차이즈 식당이 발달하고, 스팸, 베이컨 같은 가공육도 가정집에서 반찬으로 잘 먹는 곳이다. ‘오키나와 블루’는 오키나와를 컨셉으로 연 가게인 만큼 베이컨이나, 스팸, 타코라이스같은 본토 느낌이 있는 재료와 메뉴로 휴양지에 온 것 같은 새로움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지만, 오키나와 풍 수제버거를 먹어보고 싶다면 추천. 아보카도 버거도 유명하다고 하다.
오키나와 블루
서울 송파구 오금로17길 7 영재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