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방문하고 쓴 후기 [희귀하지만 난해한 프랑스 가정식] #샤로수길#프렌치 <너의작은식탁>은 웨이팅 없이는 맛볼 수 없는 원조 맛집이었으나 현재는 한풀 죽은 가정식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프렌치는 포멀하고 가격대가 높다는 인식이 있는데 가정식의 형식을 빌어서 나름 대중화된 가격대에 즐길 수 있다. 대학상권에 프렌치식당이 들어 있는 것도 희귀하고 가정식을 제공하는 것도 희귀하지만 가게의 시그니처인 '핑크색 돼지'가 수비드요리법으로 조리되는 것도 희소성에 크게 한 몫했다. 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핑크색 단면의 돼지고기 등심이 이집을 샤로수길에서 독보적인 식당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테이블마다 너도 나도 시켰던 샹그리아도 이집만의 독특한 장면이었다. 1~2년 전만해도 샤로수길에서 <모힝>을 제외하고는 분위기 좋은 양식당이 없던터라 이곳은 소개팅과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많았다. 웨이팅이 장난 아니게 길어서 웨이팅이 없으면 끌리지 않은 날도 횡재한 기분으로 그냥 들어가 식사를 한 적이 있을 정도다. 식사 때마다 한두 테이블은 꼭 소개팅 자리나 썸타는 선후배들이 있어 그 기묘한 긴장감을 같이 느껴야 했다;; <너의작은식탁>의 웨이팅이 너무 길면 꿩대신 닭이라고 새로 생긴 <오늘그대와>를 대신 들어가곤 했는데 지금은 <오늘그대와>의 평점이 더 높은 것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너의작은식탁>이 망플에서 거의 거르는 평점인 3점대 초반으로 떨어진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맛있는 경쟁 식당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생겼고, 명성을 듣고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의 발품이 평점에 반영되기 시작한데다가 서비스 질 저하로 단골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가성비 이야기를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메인플레이트 가격이 샤로수길 상권과 별로 어울리는 가격대가 아니다. 그리고 가격에 맞춰보면 퀄리티가 떨어져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때는 자주 찾던 식당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그간의 인기가 반짝 거품이었나 싶기도 하다. ◎ 핑크색 돼지 (20,000) ★★★ 수비드한 돼지등심가 푸짐한 채소와 버섯, 베이컨과 함께 서빙된다. 소스는 살짝 달작지근한 사과퓨레. <너의작은식탁>의 시그니처 메뉴인데 먹을 때마다 수비드 조리법이 식감을 제외하고 이 요리의 완성도를 올려주는 지 의문을 갖게 들었다. 이 고기가 돼지 고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촉촉하게 쪄낸 닭가슴살을 먹는 기분이다. 곁들임이나 소스도 좀 난해한 느낌. 역시 고기는 마이야르... ◎ 게살로제 파스타와 아보카도 튀김 (18,000) ★★☆ 맛은 괜찮지만 가격대가 아쉽다. <모힝> 게살파스타가 너무 뛰어나서 그렇게 느낀 것도 있다. ◎ 새우크림파스타 (18,000) ★★☆ 핸드폰 속 비슷한 가격대 새우크림 파스타 사진을 쭉 늘어놓고 보니 새우 크기부터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 오리가슴살 스테이크 (26,000) ★★★★ 수비드한 오리가슴살을 팬에 구워 겉은 바삭하게 익혔다. 역시 구우면 맛있다. 그러나 양을 보고 가격을 보면 한숨...이 가격이면 소고기 스테이크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너의 작은 식탁
서울 관악구 관악로14길 64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