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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o
5.0
7개월

워낙 유명한 식당이다. 나한테는 추억이 많은 식당이다. 마포구청역 지도교수님 사택으로 침잠하듯 숨어들었을 때, 우울감과 외로움에 사로잡혀, 무엇하나에도 몰입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배는 고프더라는...! 맛있는 것도 먹고싶고!! 내가 회상하는 것보다 건강했을지도...:)) 그 무렵 뽈레는 별 1-3개로 미슐렝 마냥 공간들을 평가했는데, 일등식당은 이 주변에서 몇 안되는 3-star(***) 식당이었다. 그 때, 한 그릇에 6천원 하던 때부터 즐겨 찾고있다. 나는 찜 같은 요리에서 나오는 육고기는 쫄깃쫄깃하니 식감이 있는 것보다, 푹 익어서 젓가락만으로도 가볍게 결결이 찢기는게 좋다. 일등식당의 고기는, 검지와 엄지로만 젓가락질을 해서 과거 깻잎논쟁의 추억을 자주 식탁으로 소환하는 내 친구도 가벼이 뼈에서 분리할 수 있을만큼 잘 익었다. 국물은 잡내없이 맑으면서도 얼큰하고 담백하다. 간은 아주 적당해서 국물에서 은은한 우거지향과 고기 단맛이 편안히 느껴지는 질리지 않는 맛이다. 비가 오는 날에도, 그저 고기가 먹고싶을 때도, 또 무언가 든든히 먹고싶을 때도, 여러이유로 자주 생각나는 식당이다. 오늘 글이 길어지는 이유는 :) 오늘 따라 동네친구들하고 같이 맛있는 이 음식 나눠먹고 싶었는데, 이제 다들 결혼해서 또 이직해서 다른 지역으로 가고나니, 같이 나눌 사람이 없어서다. 간혹 내 글에 좋아요를 해주시는 익명의 분들이 계시다. 언제든 환영하니, 댓글이든 뭐든 연락주시면 같이 맛있는거 나눠먹읍시다 :) 다시 동네친구들하고 느슨하게, 편한 복장으로 맛있는걸 나눠먹고 담백히 헤어지는 일상을 고대한다.

일등식당

서울 마포구 방울내로 8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