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국적이 의심될 정도로 한식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내가 그래도 한국인임을 인지할 수 있는 건 국밥이 소울푸드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중 뼈해장국은 집 나간 입맛도 다시 데려올 수 있을 정도로 입에 딱 맞는다. 그래서 웬만한 뼈해장국은 다 잘 먹는 편이지만 지금까지 내게 일등은 바로 여기다. (괜히 이름부터 일등식당인 게 아니다.) 얼큰하고 자극적이기보다는 담백하고 맑은 느낌의 해장국이다. 푹 익힌 뼈가 세 덩이 들어 ... 더보기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주말이니 좀 한산하겠지, 하며 사직로를, 성산로를 달렸다. 느긋하게 주차를 하고 가게 문을 열었는데 빈자리가 없다. 시계를 보니 8시도 안됐다. 참 부지런한 사람들이네, 하며 문 밖에 나와 섰다. 검은 뚝배기가 왔다. 그릇이 뼈다귀를 담지 못해 걸쳤다. 밥을 씹고 살을 발랐다. 뼈를 쌓고 밥을 말았다. 숟가락을 살살 놀려 사금 캐듯 잔뼈를 골랐다. 옆자리 빈 술병이 내내 부러웠다. 바깥에 선 이들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