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주택가 뿐인 골목에서 최근 묵은지 김치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막상 내온 묵은지 찜을 보니 심상치 않다. 허여멀건한 색에, 오래 묵은 묵은지 특유의 군내도 전혀 나질 않는다. 비주얼만큼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맛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으면, 맛이 우러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단골의 설명. 알고보니 묵은지를 두 번 씻어내 양념이 아닌 묵은지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 이 집의 비법이라고. 설명대로 한참을 끓여서 먹으니, 과연 묵은지 자체의 은은한 단맛이 훌륭하다. 인내의 시간이 가져다준 순하고 은근한 맛. 사랑도 음식도 은근해야 더 오래 간다던데, 알 것 같은 한끼의 밥상이다. 36화 - 배짱 두둑한 맛! 인천 밥상
군봉 묵은지 김치찜
인천 연수구 비류대로150번길 1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