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것들 사이에서 일행과 같이 오더라도 수무카의 찻상 앞에서는 오롯한 혼자가 된다. 창 틈새로 새는 옅은 바람에 힘없이 오르내리는 하얀 천자락, 오랜 세월에 마모되고 기울고 녹슬고 바래진 것들과 한공간에 놓인다. 용도도 생김새도 제각각이지만 세월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것들 속에서, 한참 못 미치는 나날을 보낸 나의 자잘한 번뇌는 한결 가벼워진다. 낡을지언정 사라지지 않고 이 세상에 남은 것들의 버텨냄 속에서 단단함을 배운다. 본연의 것을 맛보며 가향하지 않은 차, 다식 역시 설탕을 가미하지 않아 말차의 쌉싸래함과 카카오가 지닌 고유의 옅은 단맛이 살짝 느껴진다. 의도되고 인공적인 단맛이 만들어내는 행복이나 기쁨이랄 것도 없다. 그저 그대로. 꾸며내지 않은 향과 맛을 내 안에 들이며, 자신 그대로의 감정과 생각에 몰입한다. 찻자리의 고독 속에서 깊어지되 좁지 않고, 넓어지되 산란해지지 않는다. 덧1. 수무카에서는 일행이 있어도 한 테이블에 한 명씩 앉는, 1인 이용 카페다. 무음 촬영도 협조 요청을 구하는, 말 그대로 혼자서 조용히 집중하기 좋은 공간이다. 덧2. 스트레이트티, 달지 않은 것을 좋아하기에 차와 다식도 좋았지만, 맛보다는 공간적 의미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마음이 시끄러울 때, 차분히 독서를 하거나 어떤 생각에 몰입해야 할 때 수무카가 가진 분위기와 음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무카
서울 중구 청파로 437 정일약국 2층
털대지 @beerus91
돌아오셨근요
주아팍 @cats1212
@beerus91 잠깐 들렀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