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덴. 흑백요리사 2 식당 중 몇 안되는 캐치테이블 미입점 매장. 1층의 우동카덴은 테이블링으로 원격 줄서기가 되지만, 2층의 이자카야 카덴은 뭐 없고 무조건 종이에 핸드폰번호 써서 대기를 해야 한다. 하여 나는 이자카야 카덴의 눈치 게임에 성공해서 무려 발렌타인데이에 대기없이 바로 착석하는 호사를 누리게 되는데! 분명 카덴 출발하기 전에는 전화로 내 앞에 30팀 있다고 했는데, 가서 줄 서지 뭐 하고 베짱부린 결과가 이렇게 될 줄이야. 첫 방문의 느낌은 매장 진짜 넓다, 연령대가 좀 있네 정도. 매장이 통으로 아주 넓고, 한쪽 벽면이 룸이긴 하지만 나무 살로 가려져 있어서 오픈된 느낌이다. 중앙에는 거대한 나무 테이블이 있어서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둘이 가면 중앙 테이블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던데 우리는 늦게 가서 그런지 구석의 4인 테이블로 배정받음. 메뉴가 아주 많고, 종류별로 시켜보려고 무늬오징어 회 하나, 보리멸 튀김 하나, 한우 스지 오뎅 나베 하나 시켰다. 무늬오징어는 뭐 어딜 가나 맛있지 하고 한 점 들었는데 칼집이 기가 막혔다. 쫀득한 오징어의 단맛이 저 섬세한 칼집으로 살아 나는 것 같았다. 몸통은 칼집 내서 연어알 올려주시는데 연어알의 짠맛때문에 간장 굳이 안찍어 먹어도 맛있었다. 그리고 몸통 얇은 부분? 을 채쳐서 초간장에 담궈주시는데 처음엔 국수인 줄 알았다가 먹고 나서야 오징어임을 깨닫게 되는 이런 기믹… 훌륭해.. 그리고 남은 다리는 아주 조금이지만 튀겨서 카레소금이랑 주시는데 이것도 아주 별미이다. 보리멸은 아주 조그마한 생선이다. 보리멸튀김은 이 생선을 통으로 튀겨낸 것인데, 뼈를 발라 튀겨주시긴 하나 가시가 조금 남아 있어서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분명 바다생선이지만 짠 맛이 거의 없고 담백하며, 카덴의 얇고 바삭한 튀김옷과 어우러져 섬세한 맛이 완성된다. 바삭하게 부스러지는 튀김옷 안의 작고 담백한 생선살이 정말 일품. 술을 너무 많이 먹기 전에 즐겨야 한다. 이 메뉴도 카레 소금이랑 나온다. 한우스지오뎅나베는 들어간 재료 자체는 크게 차별점이 없었으나, 국물이 맛이 훌륭했다. 달짝지근한 국물… 이런 맛이 일본의 맛인가? (일본 가본 적 없음) 사케 먹으려고 시킨 국물 요리였는데, 우리 나라의 얼큰한 국물이 아니라서 술이 술술 들어가는 그런 류의 국물은 아니었음. 그치만 맛있었다.. 우동면 넣어 먹고 싶었어… 아쉬워서 마지막에 흑돼지 돈가스를 시켰는데, 요건 좀 미스. 거대한 카츠가 나와서 1차로 놀랐고, 한조각 한조각 단면을 보니 비계로만 이루어진 조각도 있어서 2차로 놀람. 뼛조각도 있었다. 고기 조각은 진짜 부드럽고 촉촉하고 고소하고 훌륭했는데 다른 조각들이 아쉬웠음. 차라리 비계 떼고 뼈 떼고 반 사이즈로 나왔어도 될 뻔했다. 아쉬웠어… 접객도 좋았고, 가는 날 정호영 셰프님도 주방에 계셔서 연예인 보는 느낌으로 너무 신기했다. 번외이지만 정호영 셰프님 티비에서는 한없이 이지고잉한 캐릭터였는데 카덴에서는 대장. 보스. 엄근진. 웃음기 0 이어서 아주 새로웠다. 다음에 가면 사진 찍어달라고 해봐야지.
이자카야 로바다야 카덴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73 거화빌딩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