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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추천해요

1년

차를 조금 더 알고, 조금 더 사랑하게된 오늘. 차를 가운데 두고 나누는 2시간의 대화. — 차를 사랑하는 한 홀릭분의 추천과 수비드 밀크티라는 독특한 메뉴에 끌려 방문하게된 이 곳. 맘처럼 일이 풀리지 않던 날, 저녁 느지막이 방문. 지금 생각해보면 뒤에 어떠한 계획도 없었기에 더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찻자리의 주인 팽주와 바를 사이에 두고 차에 대해 이야기한다. 차나무의 잎을 딴 뒤 덖는 과정을 통해 산화를 막으면 녹차, 그대로 말려 자연 산화를 시키면 백차. 녹차는 산화가 되며 청차가 되었다가 홍차가 되고, 홍차는 발효가 되어 보이차 같은 흑차가 된다. 보이차는 오직 차의 오리진이라 할 수 있는 운남성만이 가져갈 수 있는 타이틀. 이론은 이쯤하고 이젠 실전. 털이 보송보송한 은빛 순을 우린 백차 ‘백호은침’. 새콤한 맛이 있는 ‘감잎차’가 백차의 차가운 기운을 반전시키니, 젖은 흙향의 ‘흑차’가 차분하게 덮는다. 해조류의 캐릭터를 가진 ‘센차’를 볶아 호지차를 만들고 이를 싱글과 밀크티로 나누어 고진감래케 한다. 열정적인 수강생과 자칭 투머치토커 선생님이 만나니 수업은 도무지 끝날 기미가 없다. 수비드 밀크티가 없어 실망한 수강생을 위해 위로삼아 만들어주신 ‘쑥 밀크티’. 오랜시간 끓여 깊이 우려낸 쑥차에 우유와 설탕. 쑥 아이스크림처럼 맛있게 꿀떡꿀떡. 청차와 홍차를 각각 졸여 만든 두 가지 소스를 바삭한 크로아상에 곁들인다. 세월을 덜 탄 청색은 아직 가볍다. 반면 홍색은 농염하다. 인생의 쓴맛도 알고 있고. 하이라이트는 목련꽃차. 부유하는 찻잎을 바라보면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차분해진다. 향긋한 꽃향과 은은한 민트향. 자연 그대로의 향을 어떤 인위적인 노력도 이길 수가 없다. 마무리는 일명 ‘민유단소다’. 민초단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곳의 오리지널이다. 민트, 유자를 블렌딩하고 우유와 무설탕 소다를 섞은 뒤 허브를 넣어 마무리. ‘마치 미용실에서 민트 샴푸로 머리를 헹구고 나온 느낌이에요’ 하자, 선생님은 우등생이라며 칭찬한다. 곁들임은 가평에서 뽕나무를 직접 흔들어 따셨다는 오디. 완벽하다. 머리 속에 복잡하게 얽혀있던 차에 대한 지식들이 깨끗하게 정리된, 더불어 복잡한 마음도 차로 씻겨내려간 시간. — www.instagram.com/colin_beak

티이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2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