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만난 인생 갈치요리. — 제주도도 아니고 부산, 그것도 수차례 방문했던 광안리에서 인생 갈치요리를 만날 줄이야. 가게 벽은 유명인들의 싸인으로 가득한데, 잘보면 제법 최근 날짜의 것들이 많다. 식객들 사이에선 알음알음 알려진 곳인데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다보니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은 편. 깔리는 반찬이 한정식집 수준이다. 종류도 다양하지만 하나하나의 맛도 상당히 좋다. 간이 딱딱 맞는 나물무침들과 채소에 싸먹는 갈치, 전어 젓갈이 입맛을 돋운다. 이 집은 제주도에서 공수해오는 갈치를 쓴다. 특히 씨알이 굵고 질이 좋은 녀석들은 ‘특’ 메뉴로 따로 빼내어 판다. 재료가 비싼만큼 음식 가격도 특이 훨씬 비싼데, 이왕 이곳에 왔다면 조금 더 지출을 감수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집의 특 갈치찌개는 첫 술에 나와 아내의 인생 갈치요리로 등극했다. 국물이 정말 예술인데, 생선을 듬뿍 넣고 맑게 끓인 매운탕에 된장의 향과 호박의 달큰한 맛이 은근히 배이도록 한 느낌이다. 맛이 정말 고급스럽다. 살국마인 아내는 가끔씩 터져나오는 감탄사를 제외하고는 한 마디 말도 없이 국물을 바닥까지 긁어먹었다. 특 갈치는 살만 두툼한 게 아니라 보드라운 식감과 담백한 맛도 이름에 특을 붙이는데 부족함이 없다. 포슬포슬하게 잘 구워낸 갈치구이도 수준급이었지만, 특 갈치찌개 앞에서는 존재감이 제로. instagram: colin_beak
은해
부산 수영구 광안해변로295번길 4-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