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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추천해요

2년

6천원에 맛보는 수제 만두국 백반. 그리고 취향 저격 만두김치국. — 깡!깡! 고철 내려치는 소리와 위잉위잉 밀링머신이 돌아가는 소리.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와 어딘가 음습한 거리의 분위기. 식당을 찾아가는 길이 영등포 기계상가에 있는 <덕원>을 찾아가는 길과 참 많이 닮았단 생각을 했다. 거리보다 더 허름한 식당. 가게 한 켠에선 한 남자가 만두피 반죽을 하고 있다. 밖에 비가 땀처럼 주룩주룩 내려서 더 그랬는지, 그 모습이 무척이나 고되 보인다. 시야에 겹치는 그 뒤의 차림표엔 4~6천원 짜리 음식들이 줄 지어있다. 어려서부터 집에서 만두 빚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 귀찮은 걸 언제 해 먹느냐는 이유였다. 명절 때만 먹을 수 있었던 외할머니의 만두는 시판 만두피를 쓰고 여러 사람들이 달라붙어도 만두를 맛보기까지 수시간이 걸렸다. 그런 만두를 만두피부터 직접 만들어, 소를 넣고 모양을 잡은 뒤, 별도로 낸 육수에서 삶고, 밥과 몇 가지 반찬과 함께 상을 차리는, 이 고생스런 만두백반이 6천원이라니. 물가가 오르기 전만 해도 4천원이었다는 소릴 듣는데 기가 차더라. 가격만 좋은 게 아니다. 생생한 만두피와 구수한 육향이 나는 소. 진득한 국물에 기름 몇 방울과 후추로 포인트를 준 국물도 훌륭하다. 그리고 취향을 저격당한 김치만두국. 김치만두를 넣은 국이 아니라, 고기만두를 넣은 김치국이다. 시큼한 김치국에 밥을 말고 구수한 고기만두를 쪼개 한 입에 넣으면 그 조화로움이 말도 못한다. instagram: colin_beak

복성만두

부산 영도구 대평로34번길 5-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