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진주 같은 설렁탕집. 맑은 국물파도 반하게 만든 찐국설렁탕. — 노포 특유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와 홀을 보는 할아버지와 주방을 지키는 할머니. 이건 확실한 맛집의 공식이다. 이남장보다는 약간 옅지만 불투명한 아이보리색의 국물이 ‘나 진해요-‘ 한다. 하지만 맛은 의외로 꼬릿함도 없고 무겁지 않다. 맑은 국물파인 내게도 흡족한 국물. 쌀국수 고명처럼 얇게 썬 양지와 함께 두툼하게 썬 지라를 올려준다. 지라는 처음엔 통통거리며 씹히다가 이내 녹진하게 녹아내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선 부위겠지만, 푸아그라는 비싼 가격을 주고 먹으면서 싼값에 먹는 이 구수한 별미를 거부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토렴한 밥은 완벽하다. 알알이 살아 국물 안에서 춤을 춘다. 식은 밥과 뜨거운 국물이 만나 최적의 온도를 찾아가는 토렴은 우리 탕반 문화의 꽃이라고 늘 생각한다. 숨은 진주같은 식당. 설렁탕 덕후인 내게 서울 내 다섯손가락 안에 넣고 싶은 곳. 갑자기 설렁탕 국물도 진주색으로 보이네. * 유의: 특설렁탕 주문하고 지라 꼭 넣어달라고 하세요! — 테이스팅 노트 — - 색: 아이보리 혹은 진주 - 꼬릿함: 중 - 바디감: 중 - 기름기: 약 - 온도감: 중 - 꾸미: 저민 양지, (특으로 주문 시) 지라 - 밥: 토렴 - 소면: 보통 굵기, 말아서 나옴 - 김치: 설익은 배추김치 (무김치 없음) instagram: colin_beak
진국 설렁탕
서울 성동구 고산자로 293 동아맨션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