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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켄 사냥을 나간다. 승전보를 울리며 검은 라면. — 연포탕이 끓어오를 때 쯤 둥둥둥 전쟁의 북소리가 울린다. 이윽고 등장한 거대한 크라켄. 사냥이 시작된다. 시작은 아가미. 한 마리에 딱 두점만 나오기에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진다. 예의상 권한 걸 알면서도 사양 않고 넙죽 받아먹는다. 탱탱하면서 녹진한 식감이 일품. 숙회가 접시 위에 올려지면서 시작된 본격적인 전투. 통통 씹는 맛이 있지만 결코 질기진 않다. 무, 배추를 넣고 맑게 끓여낸 탕이 후방을 지원한다. 화요 40도에 미식의 열기가 끓어오른다. 강적이 나타난다. 데친 문어 팔을 통으로 튀겨낸 뒤 채썬 깻잎과 튀긴 인삼을 곁들어 내는 이 집만의 삼합. 부족한 화기는 아사히 생맥주로 채운다. 드디어 끝판왕이 등장한다. 연포탕 국물에 먹물을 터뜨린 뒤 고춧가루를 사정없이 뿌린 검은 라면. 북유럽 사람들은 기겁할 비주얼이지만 내게는 거의 인생라면 수준이었다. 시원하고 고소하고 칼칼한 국물에 꼬들꼬들한 면발. 입 속에 승전보가 울린다. — www.instagram.com/colin_beak

옥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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